“北풍계리 핵실험장 건물 일부 철거…폐쇄 사전조치 ‘가속’

“北풍계리 핵실험장 건물 일부 철거…폐쇄 사전조치 ‘가속’

입력 2018-05-11 10:08
수정 2018-05-1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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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 사진서 부속 건물 대여섯개 사라져…앞서 전선도 제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폐쇄 방침을 밝힌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일부 건물이 철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 북, 핵실험장 폐쇄 공개 사전조치…3번 갱도 징후 포착  연합뉴스
[그래픽] 북, 핵실험장 폐쇄 공개 사전조치…3번 갱도 징후 포착
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4·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촬영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핵실험장 내 건물들이 사라진 모습이 식별되는 등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사전조치로 볼 조짐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에서 동아시아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는 제프리 루이스는 WP에 “최근 2주간 대여섯 개 건물이 무너졌다”며 “큰 건물들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주변의 작은 건물들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외부) 전문가와 기자들을 초청해 핵실험장 폐쇄를 보여주기 전의 준비 절차일 수 있다”며 “이것은 적어도 환영을 알리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남북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에게 ‘북부 핵실험장’(풍계리 핵실험장)을 5월까지 폐쇄하고, 국제사회에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차원에서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 언론인을 초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폐쇄를 위한 사전조치로 보이는 징후들이 잇따라 식별되고 있다.

앞서 한미 군과 정보당국은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기술적 준비가 갖춰진 것으로 평가된 풍계리 3번 갱도 안으로 이어진 케이블(전선)이 최근 제거된 것으로 파악했다. 또 이곳에서는 새로운 작업을 위한 인력과 장비도 다수 식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총 여섯 차례 핵실험이 진행된 풍계리 핵실험장이 있는 만탑산에는 모두 4개의 핵실험용 갱도가 뚫려 있다.

이 가운데 3번 갱도는 언제든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로 알려졌다. 작년 9월 3일 6차 핵실험 이후 새로 굴착한 4번 갱도의 완성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핵실험장 폐쇄 방침을 알리면서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 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약속이 비핵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있어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가 실질적 의미가 없는 보여주기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루이스는 “핵실험장 폐쇄는 북한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그건 단지 터널에 불과해 그들은 입구를 막아놓을 수도 있지만 그걸 다시 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6차례나 핵실험이 이어지면서 매우 넓은 구역에서 지반 붕괴 현상이 일어나 풍계리 핵실험장의 가치가 예전과 같지 않아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은 11일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작년 9월 6차 핵실험 전후로 만탑산 내 기준점이 수평으로 최대 3.5m 이동했고, 높이는 0.5m 가라앉았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북한 핵실험장의 상당 구역이 내부 붕괴 현상으로 추가 핵실험에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파악된다면서 추가 핵실험을 하려면 ‘상당한 추가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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