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새벽 평양 출발… 평화·번영·통일 허심탄회 논의”
TV 생중계 안해… 녹화방송할 듯2000·2007년엔 오후 보도
북한 매체들은 27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신속히 보도했다. 2000·2007년 정상회담 당시 시차를 두고 오후쯤 첫 보도를 내놓았던 것과 달리 이례적인 모습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27일 새벽 평양을 출발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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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은 “이번 북남 수뇌상봉과 회담은 민족 분단 사상 처음으로 남측 지역에서 진행되게 된다”며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는 4월 27일 오전 9시 판문점 분리선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과 상봉하고 역사적인 회담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는 시간을 ‘오전 9시’로 표기한 것은 남측보다 30분 늦은 시간대인 ‘평양시’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남측 시간으로는 오전 9시 30분이다.
특히 통신은 “김정은 동지는 문재인 대통령과 북남 관계를 개선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이룩하는 데서 나서는 제반 문제에 대하여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게 된다”며 “(김 위원장은) 북남 수뇌상봉과 회담에 이어 문 대통령과 기념식수를 하고 역사적인 판문점 회담 결과를 발표하게 되며 문 대통령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 후 평양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회담 의제와 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나 통신은 오전 7시 7분쯤 세부 일정에 대한 문장을 “(김 위원장은) 27일 오전과 오후에 이어 밤까지 북남 수뇌상봉과 회담 일정을 마친 후 평양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수정해 새로 보도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도 1면 기사를 통해 수정된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남북 정상회담 당일 오전 신속한 예고성 보도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남측 땅을 밟는 최고지도자의 동선을 시간대까지 구체적으로 사전 공개한 것도 북한 매체로서는 파격적인 보도다. 김 위원장의 대외 과시형 행보와 함께 정상회담 사전 협의 과정에서 조율된 결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기대됐던 북한 방송의 생중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조선중앙TV는 전날 방송 마감시간에 공지한 27일 방송 순서에서 통상 평일과 같이 오후 3시 30분부터 방송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했고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별도 순서를 편성하지 않았다.
과거 북한 매체들은 2000·2007년 당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에 도착한 사실을 시차를 두고 오후 5시와 오후 3시쯤 보도했다. 이에 따라 북한 방송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과 정상회담 소식을 녹화 방송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은 남북 정상회담 당일인 이날 ‘기회를 놓치지 말고 마땅한 성의로 호응하여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미국의 대북 제재 압박 방침을 비난하고 최근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에 대해 미국이 성의 있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8-04-28 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