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서 겨울에도 1m 구덩이 파”

“北에서 겨울에도 1m 구덩이 파”

김규환 기자
입력 2017-08-14 22:44
수정 2017-08-1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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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수 목사 억류 생활 털어놔

“겨울에도 너비 1m, 깊이 1m의 구덩이를 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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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임현수(가운데) 목사가 13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미시소거의 한빛 교회에서 신자들과 손을 잡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미시소거 AFP 연합뉴스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임현수(가운데) 목사가 13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미시소거의 한빛 교회에서 신자들과 손을 잡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미시소거 AFP 연합뉴스
북한에 억류됐다가 31개월 만에 풀려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62) 목사는 13일(현지시간) “땅은 꽁꽁 얼어 있었고, 진흙땅이 너무 단단해 구덩이 하나를 파는 데 이틀이 걸렸다”며 “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손가락과 발가락은 동상에 걸렸다”고 혹독했던 억류 생활을 털어놨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2015년 1월 북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북한 나선시를 방문한 뒤 이튿날 평양에 들어갔다가 북한 당국에 의해 체포돼 같은 해 12월 ‘국가전복’ 혐의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억류 생활을 해왔다.

지난 9일 북한 당국의 병보석으로 풀려난 임 목사는 이날 캐나다 온타리오주 미시소거에 있는 큰빛교회 일요예배에 참석해 석방 이후 처음으로 공개 장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색이 바랜 회색 양복을 입고 나온 그는 겨울에 석탄 저장시설 안에서 꽁꽁 언 석탄을 쪼개는 작업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봄과 찌는 더위의 여름에도 야외에서 하루 8시간 일했다면서 “북한 강제노동수용소에 갇힌 첫 두 달 동안은 건강이 악화됐고 몸무게가 23kg까지 빠졌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1년간의 혹사에 몸이 상해 2개월간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으며 이를 제외하고도 건강이 악화해 3번을 더 병원에 갔었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북한 검찰에 의해 처음에는 사형이 구형됐지만, 재판에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면서 “그것은 신의 은총이었고, 나에게 큰 평화를 주었다”고 회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7-08-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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