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알코올 중독에 치매…”숙청 이유 없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이자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69)는 끊임없는 사망설과 숙청설에도 아직 살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3일 김경희는 북한의 모든 공식 직책에서 이미 물러난 ‘정치적 식물인간’으로 극도의 건강 악화 속에서 생의 마지막 여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경희는 이미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치매끼도 보이는 등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다가 장성택 처형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심신이 모두 피페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장성택을 처형했지만 고모인 김경희는 여전히 살려둔 채 지병 치료를 하며 돌보고 있다”면서 “정상적인 생활조차 어려운 그를 굳이 독살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가정보원도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현안보고에서 김경희가 올해 1월 평양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첩보가 있다며 “지난해 5월 독살설은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 CNN 방송은 지난 11일 고위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해 5월5일 또는 6일 김경희를 죽이라고 지시했다면서 김경희가 독살됐다고 보도했다.

김경희 사망설은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사이트를 비롯해 탈북자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나돌았다.

앞서 탈북자 강명도씨도 지난해 11월 미국 CNN 방송에 출연해 “김경희가 장성택이 처형되고 며칠 뒤 김정은 제1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하던 도중 세 번째 뇌졸중을 겪었다”며 “김경희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곧바로 숨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지난 2월 역시 “사실이 아니다. 살아 있다”고 확인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김경희는 이른바 ‘백두혈통’의 원조 공조로 김정일 체제의 핵심으로 활동했으며 김정은 집권 이후 정치국 위원으로 선출된데 이어 대장 계급장을 달고 김 제1위원장을 밀착 수행하면서 후견인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남편 장성택 처형 직후부터 공개 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과 노동당 비서 등 모든 직책을 내놓은 상태다. 목숨만 살아있을 뿐 사실상 정치적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정치적으로나 건강상으로는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인 김경희를 죽임으로써 내외의 비난을 받을 이유가 없다”면서 김경희 숙청설을 일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