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 수준 ‘공화국 정부 성명’…대화 가능한 상대로 어필
북한이 ‘특별제안’에 이어 ‘공화국 정부 성명’으로 대남 유화 메시지를 전달한 모습은 외견상 올 1월 중대 제안 이후 극적으로 남북대화가 이뤄진 상황을 연상케 한다.2003년 8월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 파견된 북한 미녀응원단원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당시 대학생을 중심으로 구성된 300여명의 응원단이 다채로운 응원전을 선보여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남한 매체의 유례없는 관심을 받았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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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 개선과 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 등의 내용을 담은 북한의 7일 ‘공화국 정부 성명’은 북한을 대표하는 최고 수준 형식의 발표라는 점에서 기존 대남 제의와는 차원이 다르다. 지난 2월 고위급접촉에서 남측의 국가안보실(NSC)이 대화 상대로 나왔다면, 향후 만남에서는 서로 대화 주체의 ‘격’을 높여 보자는 게 북한의 의도로 보인다. 8·15 광복절을 계기로 남북관계의 전기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 등 이번의 대남 유화 메시지가 상반기처럼 남북대화로의 국면 전환이 이뤄질지 주목되는 이유다.
이번 성명을 최근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와 연관짓는 시각도 있다. 북한이 성명에서 “미국의 패권주의적인 대아시아전략으로 새로운 냉전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지역정세는 복잡다단하다”고 동북아 정세를 언급한 부분은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체제가 남한 정부와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는 정상국가임을 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성명에서 군사훈련 중단과 6·15 및 10·4 선언 준수, 외세 의존 반대 등을 담은 4개항을 천명했다. 이어 남측이 해외에서 ‘북핵’ 공조를 청탁하는 행위를 그만두라며 ‘한반도신뢰프로세스’와 ‘드레스덴 선언’을 “흡수통일을 추구하는 반민족적 행위”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북한의 공세에 대해 정부는 국제적 관례에 따라 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은 수용하면서도 “같은 말을 누차 반복하지 않겠다”며 북한의 대화 제의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 핵이 통일이나 남북 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아니고 오히려 민족의 평화번영을 보장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키리졸브나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등 특정 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식의 무리한 요구가 이번 성명에는 보이지 않아 북한이 공세 수위를 조절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로서는 당분간 북한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올해 하반기 남북관계 개선에 상당히 공세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성명을 계기로 정부뿐 아니라 민간단체에도 전방위적으로 대화와 접촉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2014-07-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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