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인민대회당서 한국언론과 5개월 만에 ‘접촉’
북중관계 실무를 담당하는 지재룡 중국주재 북한대사가 28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평화공존 5개항 원칙 발표 60주년 기념식’에 모습을 드러냈다.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나타난 지재룡 북한대사
북중관계 실무를 담당하는 지재룡 중국주재 북한대사가 28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평화공존 5개항 원칙 발표 60주년 기념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민대회당 내 행사장의 지 대사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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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사는 중국이 인도, 미얀마와 국가관계 및 교류협력에 관한 기본원칙을 체결한 것을 기념하는 자리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무함마드 하미드 안사리 인도 부통령이 자리를 함께했다.
중국 주재 외교관으로 초대를 받아 참석한 지 대사는 현장에서 기념식을 취재 중이던 연합뉴스 등 일부 한국언론 기자들과 우연히 마주쳤다.
지 대사는 기자들로부터 시 주석의 내주 방한과 남북관계에 관한 질문 등을 받았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여러 차례에 걸친 한국기자들의 접근에 “허허허” 웃거나, “어휴” 하며 한숨을 내쉴 뿐 질문에는 반응하지 않았다. 지 대사 옆에 서 있던 북한대사관 직원이 중간에서 기자들 접근을 차단하기도 했다.
한국기자들이 지 대사와 짧게나마 ‘접촉’한 것은 지 대사가 지난 1월29일 외신 기자회견에 한국언론의 취재를 허용한 이후 5개월 만이다.
그는 당시 “우리는 6자회담 재개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이어지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자신감 있는 태도로 답변했다. 그러나 이날 인민대회당에서는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지 않았다.
북한대사관 직원은 기자들 접근에 “이곳은 취재하는 곳이 아니다”며 강하게 제지했다. 자신들이 사전에 허용한 장소가 아니면 어떤 질문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읽혔다.
지 대사는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측근으로 알려져 온 인물로, 지난해 12월 장성택이 숙청된 이후 ‘교체설’이 흘러나오면서 일거수일투족이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지난 1월 외신기자회견을 주재한 이후 3월에도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개막식에 참석해 건재를 과시했지만, 시 주석 방한으로 또다시 입장이 난처해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 주석은 공산당 총서기와 국가주석 취임 이후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다는 점에서 그의 이번 방한에는 대북 압박 성격도 담겨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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