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찾아 ‘이미지 변신’ 꾀해
장성택 숙청으로 ‘공포정치’의 진면목을 보여줬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11일 오전 뉴스에서 김 제1위원장이 사경에 처했던 조선인민내무군 군인들을 치료한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과대학병원의 의료일꾼(간부)들에게 ‘감사’를 보냈다고 보도했다.북한 매체가 김 제1위원의 공식활동을 공개한 것은 지난 9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결정된 장성택 실각사실을 보도한 이후 처음이다. 방송은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과대학병원에서 이들(군인)을 소생완치시킨 데 대한 크나큰 믿음을 안겨주시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장성택 숙청 발표 후 김 제1위원장의 첫 공개활동으로 ‘감사’를 보도한 것은 ‘친근하고 따뜻한 지도자’이미지를 보여줘 주민 동요와 내부 혼란을 막기 위한 계산된 행동으로 보인다.
‘백두 혈통’의 정통성을 역설하는 글도 연일 북한 매체에 등장하고 있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길이 빛나라 삼지연의 강행군길이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혁명이 자기 궤도를 따라 끊임없이 전진하자면 뿌리로 되는 바탕을 잊지 말아야 하고 그 순결성을 고수해야 한다”면서 김정은 만이 진정한 ‘백두혈통’의 계승자임을 강조했다. 장성택 같은 친·인척은 정통성을 갖지 못한 ‘곁가지’임을 역설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12-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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