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朴대통령 실명 언급 비난 ‘이중행보’

北, 朴대통령 실명 언급 비난 ‘이중행보’

입력 2013-05-27 00:00
수정 2013-05-2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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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뢰대통령’·‘박근혜’ 거친 언사 “美와 대화·南은 배제 재현 우려”

김정은, 동해후방기지 시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북한 군 수산물 생산기지인 제639군부대의 동해후방기지를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이 내용을 보도하면서 정확한 촬영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어선과 냉동 및 절임 설비 등을 갖춘 이 부대는 각종 수산물을 군인들과 군수공업 노동자, 평양시 어린이 등에게 공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동해후방기지 시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북한 군 수산물 생산기지인 제639군부대의 동해후방기지를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이 내용을 보도하면서 정확한 촬영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어선과 냉동 및 절임 설비 등을 갖춘 이 부대는 각종 수산물을 군인들과 군수공업 노동자, 평양시 어린이 등에게 공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중국에 파견한 특사를 통해 국제사회와 대화하기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남한에 대해선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며 거칠게 비난하는 등 이중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거 미국 등과는 대화하면서도 남한은 철저히 배제해 온 행태를 재현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은 지난 25일 발표한 담화에서 박 대통령을 ‘괴뢰 대통령’ 또는 ‘박근혜’라고만 호칭하고 ‘악랄한 흉심’ ‘요사스러운 언행’ ‘아양을 떨어댔다’는 등의 원색적 표현을 동원했다.

심지어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4일 대변인 문답에서 박 대통령을 정신병자라고 비난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3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존 햄리 소장 일행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의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은 성공할 수 없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박 대통령을 비난할 때 청와대 안주인, 남조선 집권자 또는 당국자라는 간접 호칭을 사용해 왔다.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3~4월에도 지켜 온 ‘마지노선’을 하필 대화 기류가 조성되기 시작한 이 시점에 넘어버린 것이다. 이명박 정부 때도 2008년 4월 노동신문이 이 전 대통령을 실명 비난한 이후 남북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6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흐름이 6자회담 재개 쪽으로 간다면 남북 관계도 개선되겠지만 당장 급격한 변화가 찾아온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북한이 미·중·일과의 관계에 집중하면서 좀 더 적극적 태도를 유도하기 위해 거꾸로 대남 압박 강도를 높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 담화는 “대결 광기를 부려댈수록, 우리를 자극하는 악담을 늘어놓을수록 차려질 것은 오직 하나, 수치와 파멸뿐”이라며 남북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5일 중국에 특사로 파견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방중 활동을 전하며 “6자회담을 포함한 각종 형식의 대화를 원한다”는 최 총정치국장의 발언을 일절 꺼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와 북한의 비핵화 대화 즉각 재개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그러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일단 대화의 물꼬는 텄다”며 “과거 중국이 남북 대화를 중재한 사례가 있고 미국이 선(先) 남북 대화 후(後) 북미 대화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개성공단 회담 등 남북 대화, 북미 대화, 6자회담 순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05-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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