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단 파견 의사 전달할 듯…정부도 허용 가능성 열어둬
문선명 통일교 총재가 3일 별세하면서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조의를 표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문 총재는 지난 1991년 12월 방북해 김일성 주석을 만나는 등 20여년간 북한과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이 어떤 방식으로든 애도의 뜻을 표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북한이 조문단을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통일교에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통일교는 평화자동차 사업, 인도적 지원 등의 북한관련 사업을 왕성하게 펼쳐왔다.
문 총재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당시 각각 조문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문 총재는 1994년 7월 김 주석이 사망했을 때 박보희 당시 세계일보 사장을 평양에 보내 조문토록 했고,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는 본인 명의의 조화를 보냈고 문 총재의 아들인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이 직접 방북했다.
따라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이런 전례의 예우에 답하는 차원에서 이달 6일 경기도 가평에 빈소가 마련되면 조문단을 보낼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북한은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을 남한에 조문단으로 보냈고 2001년 3월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했을 때는 송호경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내려 보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일성 주석과 문선명 총재의 인연 등을 생각할 때 북한이 조문 대표단을 파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북한이 조문단을 파견할 경우 허용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조문단 파견 시 우리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 “기본적인 미풍양속, 국민의 의사 등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봐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북한이 조문단을 남측에 파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최근 한국과 미국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계기로 김정은 제1위원장이 ‘반공격전을 위한 작전계획’에 서명했다고 밝히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 명의로 조전을 발표했다. 당시는 북한이 제2차 핵실험을 앞두고 있는 등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이었다.
북한은 2003년 8월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사망했을 때도 조문단을 보내지 않은 채 금강산 등에서 추모행사를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북관계가 경직된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북한이 굳이 조문단을 파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대신 북한은 남포에 있는 평화자동차에 조문소가 설치되면 조의를 표하거나 남측에 조전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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