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측 “昌과 접촉 중” 昌측 “주말 이후 상황있을 수도”이건개 내일 지지 기자회견 가능성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무소속 이건개 대선후보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지지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당내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 전 대표는 세 차례 대선을 치른 보수층의 대표적 정치인이고 이 후보 역시 보수성향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지지 선언이 이뤄질 경우, 대선을 한달도 안 남긴 상황에서 보수세 결집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박 후보측과 이 전 대표측에 따르면 현재 박 후보측이 이 전 대표에게 ‘구애’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가 전날 경제지와의 합동 인터뷰에서 ‘러닝메이트’로 총리 후보자를 내세우는 방안, 이 전 대표의 영입 논의 등에 대해 “당에서 많이 얘기들이 나오는데 종합해서 잘 참고할 것은 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후보의 오더(지시)를 직접 받아 이 전 대표를 접촉하는 사람이 있더라”며 “(사전 정지 작업이) 마무리가 되는 국면으로 알고 있고, 이르면 주말쯤에 그쪽에서 뭔가 얘기할 준비를 하는 것 같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이 전 대표가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를 잘 아는 박 후보의 측근도 “나는 아니지만 다른 쪽에서 접촉하고 있다”면서 “이 전 대표도 힘을 좀 모아줘야겠다는 식으로 많이 생각 중”이라고 언급했다.

선대위의 한 핵심 관계자도 “이 전 대표는 선거 전에도 ‘이번에는 나라를 위해 박근혜로 가야 한다’는 뜻을 표현하셨다”면서 “이 전 대표가 후보 등록 이후 적절한 타이밍에 도와줄 것으로 본다”고 공감했다.

관건은 박 후보가 ‘보수층 결집’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에 맞는 ‘진정성’을 보이느냐가 될 전망이다.

5년 전인 2007년 대선 당시 무소속 후보였던 이 전 대표가 박 후보의 지지를 얻기 위해 박 후보의 삼성동 자택을 세 차례나 방문했지만 만남을 거부당한 ‘악연’도 있는 만큼 이를 상쇄할 박 후보의 ‘성의’가 있어야 할 거라는 얘기도 있다.

이건개 후보는 오는 22일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 일정이 잠정적으로 잡힌 상태다. 새누리당은 이 후보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후보에서 사퇴하고 박 후보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옛 자민련 소속으로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 후보는 성향상 박 후보와 가깝지 않느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 후보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퇴 및 박 후보 지지에 대해 “아직 확정한 건 아니다”라며 “참모 중에 박 후보 지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회의를 통해 오늘 오후 결정하려고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18~19일 전국 성인남녀 1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 (유선전화+휴대전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p)에 따르면 ‘군소후보’ 중 이 후보는 0.8%로 통합진보당 이정희(0.6%) 무소속 강지원(0.4%) 진보정의당 심상정(0.2%)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보수색이 강한 인사들이 박 후보를 지지하는 데 대한 회의론도 엄존한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보수세는 이미 상당 부분 결집된 것이 아니냐. 그런데 옛날 이미지를 가진 보수 성향의 분들이 온다고 해서 득표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박 후보가 확장해야 하는 중도층에 임팩트가 있는 인사를 데리고 와야 하는데 그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