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주춤’… 국민 메신저 ‘카톡·페북’ 뜬다

트위터 ‘주춤’… 국민 메신저 ‘카톡·페북’ 뜬다

입력 2012-12-04 00:00
수정 2012-12-04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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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선거운동의 진화

대선판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상대 후보 지지자를 설득해 우리 편으로 만들기 위한 측면이 강했다면 이번 대선에서는 같은 지지층의 공감대를 강화해 결속력을 높이는 성격이 더 강하다. 이는 트위터에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이용자가 옮겨 가는 등 SNS판 자체가 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이슈가 주어지면 정보가 증폭되는 SNS의 특성상 남은 대선 기간 동안 SNS는 여전히 큰 위력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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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文후보 TV광고 2R  3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두 번째 TV 광고인 ‘위기에 강한 글로벌 리더십’이 방영되고 있다(왼쪽). 강한 파도 속에 배가 항해하는 영상과 함께 위기에 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대통령 후보가 박 후보임을 강조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도 두 번째 TV 광고인 ‘국민출마 실정편’을 방송으로 내보내고 있다(오른쪽). 문 후보는 ‘정치 검찰’의 폐해와 함께 지난 5년간 정권의 실정을 보여 주며 국민들이 정권심판에 나서 줄 것을 호소한다. 연합뉴스
朴·文후보 TV광고 2R
3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두 번째 TV 광고인 ‘위기에 강한 글로벌 리더십’이 방영되고 있다(왼쪽). 강한 파도 속에 배가 항해하는 영상과 함께 위기에 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대통령 후보가 박 후보임을 강조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도 두 번째 TV 광고인 ‘국민출마 실정편’을 방송으로 내보내고 있다(오른쪽). 문 후보는 ‘정치 검찰’의 폐해와 함께 지난 5년간 정권의 실정을 보여 주며 국민들이 정권심판에 나서 줄 것을 호소한다.
연합뉴스
SNS의 역할 변화는 트렌드 변화가 큰 원인으로 꼽힌다. 트위터는 불특정 다수에게 140자의 짧은 글을 보내 전달성과 공개성이 강하다. 반면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은 친구 등 기존 인맥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폐쇄적이고 사적인 성격이 강하다. 정보 파급력은 트위터에 비해 떨어지지만 친한 사람이 권하는 물건은 더 많이 팔린다는 ‘바이럴 마케팅’에서 알 수 있듯이 영향력은 더 크다. 한 정치권 인사는 “트위터는 정치 과잉 상태여서 피로감이 높아 이용자 수가 줄고 있다.”면서 “반면 카카오톡은 국내 가입자만 3500만명으로 국민 메신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남녀노소가 스마트폰에서 사용해 중요성이나 파급력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전에는 SNS 등에서 상대방 지지자를 설득하기 위한 목소리가 컸다면 이번 대선에서는 수면 아래에서 같은 지지자들끼리 공감대를 강화하는 성격이 크다는 것이다.

여야의 SNS 전력도 평준화됐다. 이전까지는 SNS에서 야당의 목소리가 높았다면 이번 대선에서는 SNS의 위력을 느낀 여당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에 휩쓸리는 경우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올 대선에서는 한쪽의 주장이 올라오면 바로 반박하는 내용이 올라와 결국 자신의 지지 후보에 따라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있는 측면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아직은 찬반이 나뉠 정도로 큰 이슈가 없다는 것도 SNS 성격 변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총선을 앞둔 일본의 네티즌은 트위터에서 원전 찬반 논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우리 대선에서는 아직 찬반이 분명한 이슈는 적은 편이다. 오히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등 두 유력 후보의 정책이 서로 비슷해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이 때문에 SNS를 통한 지지층 확장보다는 지지 세력의 결집을 더 강조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여기에는 기술적인 측면도 있다. SNS상에서 선거와 관련된 정보는 넘쳐 나지만 정작 이를 선거운동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정보분석 기술력인 이른바 ‘빅데이터 분석’은 초보적인 수준이다. 데이터의 양과 주기가 큰 것을 뜻하는 빅데이터는 SNS에서 이용자들이 올린 글 등을 말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례로는 최근 재선에 승리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이런 빅데이터 분석은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다. 빅데이터라는 개념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지 얼마 되지 않는 데다 이를 분석하는 데는 초고속컴퓨터와 데이터를 분산해 처리하는 클라우드 기술도 부족하다.

남은 대선 기간에 지지세 결집에서 상대 지지층 설득으로 SNS의 성격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투표 하루 전인 18일까지 SNS에서 지지 후보를 밝힐 수 있고 투표 당일에도 투표 독려가 가능해 투표율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12-12-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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