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주류-비주류 ‘지도부 총사퇴론’ 갈등 고조

민주 주류-비주류 ‘지도부 총사퇴론’ 갈등 고조

입력 2012-11-02 00:00
수정 2012-11-0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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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의 지도부 총사퇴론을 둘러싼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의 새로운정치위원회가 정치쇄신의 물꼬를 트기 위해 지도부 총사퇴론을 촉발한 뒤 문 후보가 “저한테 맡겨달라”며 시간벌기에 나섰지만 비주류 쇄신파들이 총사퇴를 주장하며 주류와 문 후보 양측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민주당 지도부 중 비주류의 좌장격인 김한길 최고위원이 지난 1일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한 데 이어 이종걸 의원의 사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추미애 강기정 우상호 최고위원 등 나머지 지도부는 현단계 사퇴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비주류 측의 지도부 사퇴 압박은 한층 거세지는 형국이다.

김한길 최고위원은 2일 YTN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지도부 퇴진은 정치쇄신 의지를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며 “문 후보가 쇄신을 확실하게 주도해낸다면 단일화 경쟁에서도, 본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맞지 않은 것같다”며 “(이 대표가) 안철수 후보가 무소속 대통령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앞장서서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주류 쇄신파인 안민석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 후보와 단일화ㆍ연대를 뛰어넘어 양 진영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사퇴문제를 빨리 매듭짓고 통합의 길로 가고, 문 후보가 그 문을 활짝 열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쇄신파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밤 김 최고위원을 만나 사퇴 결행을 촉구한 데 이어 이종걸 최고위원에게도 지도부 사퇴에 동참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파가 문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의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강도높은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단일화 압박을 위한 탈당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안 의원은 “만약 통합에 실패해 대선 패배의 길을 간다면 우리는 다 던지고 다 내려놓고 정책을 그만둘 각오를 해야 한다”며 상황에 따라 쇄신파 의원들이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까지 둘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상당수 지도부는 총사퇴가 자칫 당내 분란을 증폭시켜 단일화 국면에서 자충수를 두는 결과가 될 수 있고, 대선 승리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 지도부가 총사퇴를 하더라도 시기상 지금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이 대표는 전날 “모든 힘을 다 합쳐야 하기 때문에 누구에게 무엇을 탓하고 그럴 상황이 아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은 대선 승리에 전념할 때로 내분의 모습을 보일 때가 아니다”고 언급해 사퇴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한 최고위원은 “지도부 사퇴가 문 후보의 지지율과 결정적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이미 유효한 카드가 아니다”며 “후보가 맡겨달라고 했는데 자꾸 물러나라고 얘기한다면 권력투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다른 최고위원은 “대선 이후 정계개편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그 때 민주당에서 중심을 잡고 힘있게 끌고갈 사람이 필요하다”며 “자리에 연연해서가 아니라 이후 상황을 생각할 때 지도부 사퇴가 최선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 측은 일단 문 후보가 시간을 달라고 한 만큼 판단을 지켜보자는 기류가 강하다.

선대위는 전날밤 자체 긴급회의를 소집했지만 선대위 차원에서 이 문제를 언급할 경우 분란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 중진의원들은 이날 박병석 국회부의장 주재로 오찬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박 부의장은 “원래부터 예정돼 있던 오찬”이라며 “사전에 의제를 조율한 것은 아니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자연스레 당내 현안에 대한 얘기가 오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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