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압박한 한일… 中은 사실상 침묵

‘北 비핵화’ 압박한 한일… 中은 사실상 침묵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24-05-28 01:25
수정 2024-05-28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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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완전한 비핵화’ 문구 포함
리창, 이번엔 언급 안 해 ‘온도 차’
용산 “北 관계 고려해 달리 표현”
납북자 문제에 대한 표현도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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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기념촬영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기념촬영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기념촬영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5.27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ihiong@yna.co.kr
(끝)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의 공동선언문에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포함됐지만 3국 정상의 온도는 달랐다. 한일 정상은 정상회의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한 반면 중국은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았다.

27일 3국 정상이 발표한 공동선언문에는 “우리는 역내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납치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각각 재강조했다”고 돼 있다. 2019년 12월 발표된 8차 정상회의 선언문에서 3국 정상이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밝힌 것과 차이가 있다. 당시 리커창 전 중국 총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 실현이 공동 목표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3국 정상 모두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밝힌 것이다.

리창 중국 총리는 이날 정상회의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관련 측은 자제를 유지하고, 사태가 더 악화하고 복잡해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을 특정하지 않으면서도 역내 도발을 이어 가는 북한뿐 아니라 한국, 일본, 미국 등에 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비핵화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예고를 규탄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일중 3국 공통의 핵심 이익인 역내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목표 아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안정이 일중한 3국의 공동 이익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외교 당국은 공동선언문에 한반도 비핵화 문구가 포함됐지만 ‘완전한 비핵화 목표’ 등이 기술되지 않은 것을 두고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에 공감하고 우리와 뜻을 같이했다’는 의미로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리 총리가 서울에는 오고 평양엔 가지 않은 것 자체가 북한을 압박하는 시그널”이라며 “중국으로서는 ‘비핵화’를 넣는 것을 반대하지 않고 공감은 하되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기술적으로 달리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 고위 당국자는 “2019년에 비하면 약화한 것이 사실이지만 비핵화라는 표현이 들어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납북자 문제에 대한 표현도 2019년 회의의 ‘일본과 북한 간 납치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희망한다’에서 후퇴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24-05-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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