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아내 두고 입대했다 전사한 이등중사… 72년만에 가족 곁으로

임신한 아내 두고 입대했다 전사한 이등중사… 72년만에 가족 곁으로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3-07-06 11:00
수정 2023-07-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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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단, 故노관수 이등중사 유해 신원 확인
6·25 때 백석산 전투 참전했다 22세에 전사
고인 아들 “어머니가 평생 학수고대…뭉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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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2018년 5월 강원도 양구군 송현리 백석산 1142고지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8사단 소속 고 노관수 이등중사로 확인됐다. 사진은 고인의 입대 전 모습.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2018년 5월 강원도 양구군 송현리 백석산 1142고지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8사단 소속 고 노관수 이등중사로 확인됐다. 사진은 고인의 입대 전 모습.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임신한 아내를 두고 6·25전쟁에 참전했다 22세 나이로 산화한 국군 전사자 유해가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간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18년 5월 강원도 양구군 송현리 백석산 1142고지 일대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 신원이 국군 제8사단 소속 고(故)노관수 이등중사(현 계급 병장)로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고인의 유해(오른쪽 위팔뼈)는 백석산 1142고지 정상 일대에서 국유단과 육군 제21보병사단 장병들이 발굴·수습했다.

이후 고인의 아들 원근(71)씨가 2012년 6월 현충일 행사 참석을 계기로 채취한 유전자 시료와 유해를 비교·분석해 고인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군 당국이 2000년 4월 6·25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을 개시한 이후 213번째 신원 확인 사례다.

고인은 1929년 1월 전남 함평군 학교면에서 1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다가 1950년 결혼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임신 중이던 아내를 뒤로한 채 1951년 자진 입대했고, 제주도에서 훈련을 받은 뒤 국군 8사단에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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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강원도 백석산 정상 일대에서 발굴된 고(故) 노관수 이등중사 유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2018년 5월 강원도 백석산 정상 일대에서 발굴된 고(故) 노관수 이등중사 유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고인은 강원도 인제에서 ‘노전평 전투’에 이어 ‘백석산 전투’에 참전했다가 1951년 10월 6일 22세 나이로 전사했다.

당시 동부전선 요충지였던 백석산에선 유해발굴 사업 초기인 2000년부터 현재까지 500구 이상의 전사자 유해가 발굴됐다. 이 가운데 19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단일 전투 지역에서 발굴된 유해 신원 확인 사례로는 가장 많다.

고인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서울 강동구 소재 유가족의 자택에서 열린다.

원근씨는 “어머니는 평생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혹시라도 돌아올까봐 대문 빗장도 안 걸고 학수고대했다”며 “이렇게 유해를 찾아 가슴 뭉클하고 꿈만 같다”고 전했다. 이어 “국가가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끝까지 찾아 대우해주니 고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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