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월북자 가방에 옷·물안경·통장… 코로나 확진 사실 없어”

“20대 월북자 가방에 옷·물안경·통장… 코로나 확진 사실 없어”

입력 2020-07-27 17:56
수정 2020-07-2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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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강화 철책 밑 배수로 통해 월북 추정

김씨 배수로에 설치 장애물 훼손 가능성
18일 오전 2시 20분 택시타고 인근 하차
내린 시점·월북 시점 구체적으로 파악 중

방역당국 “김씨 코로나 확진자 등록 안 돼
밀접 접촉자 2명도 검사결과 ‘음성’ 나와”
경찰 ‘北 월북’ 제보 늑장 조사 “인정한다”
월북 추정 20대 탈북민
월북 추정 20대 탈북민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 20대 북한이탈주민(탈북민) 김모(24)씨. 그는 지난달 지인 여성을 자택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관계당국은 탈북 시기를 2017년으로 압축했으며 이 시기 탈북민 중 연락이 닿지 않는 김씨를 유력한 월북자로 특정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월북 전 김씨가 한국에서 지낼 때 모습. 2020.7.27
주성하 기자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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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은 최근 월북한 탈북민 김모씨가 인천 강화도 월곳리 인근 철책 밑 배수로를 통과해 한강 하구를 헤엄쳐 북한으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옷, 물안경 등 김씨의 소지품이 담긴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월곳리의 한 배수로 모습이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군 당국은 최근 월북한 탈북민 김모씨가 인천 강화도 월곳리 인근 철책 밑 배수로를 통과해 한강 하구를 헤엄쳐 북한으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옷, 물안경 등 김씨의 소지품이 담긴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월곳리의 한 배수로 모습이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최근 남과 북의 경계망을 뚫고 재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24)씨는 인천 강화군 월곳리 인근의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코로나19 감염자로 의심된다는 북측 발표와 달리 남측에서 확진 판정을 받거나 접촉자로 분류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 등은 전날 월곳리 인근 철책 밑 배수로 인근에서 김씨의 소지품이 담긴 가방을 발견했다. 옷, 물안경, 통장 1개와 500만원을 인출한 뒤 480만원가량을 달러로 환전한 영수증이 담겨 있었다.

군 당국은 김씨가 배수로를 통해 월북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수로에는 부유물이나 사람이 통과할 수 없도록 장애물이 설치돼 있지만, 김씨가 훼손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배수로를 통과해 한강 하구로 진입해 북측까지 헤엄쳐 간 것으로 추정된다. 월곳리는 가까운 북측 해안과 직선거리로 2.5∼3㎞에 불과하다. 앞서 김씨는 18일 오전 2시 20분쯤 택시를 타고 월곳리 인근에서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김씨가 내린 시점과 월북 시점이 다를 수 있다고 보고 구체적 시점을 파악하고 있다.

김씨는 월북을 치밀하게 준비하며 감시망을 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7일 지인인 탈북민 유튜버로부터 빌린 차량을 운전해 강화군을 찾았다가 주거지인 김포로 돌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북측이 전날 코로나19로 의심되는 탈북민이 19일 재월북했다고 발표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남측에 돌리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질병관리본부 전산시스템에 확진자로 등록돼 있지 않고, 접촉자 관리명부에도 등록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의심환자인지는 우리 쪽 자료로는 확인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람에 대한 접촉이 잦았다고 생각하는 2명도 전날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북측은 코로나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개면에 걸쳐 코로나19 최대비상방역 체제를 다뤘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개성 봉쇄 현황을 자세하게 전했다. 다만 김씨의 확진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로 밝히지 않았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12일 지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같은 달 21일 경찰 조사를 받아 구속영장까지 발부된 상태였다. 지난 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피해 여성의 몸에서 김씨의 유전자정보(DNA)가 검출됐다는 통보까지 받았지만 경찰은 전화조차 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19일 오전 1시 1분, 김씨 지인으로부터 “김씨가 달러를 가지고 북한에 넘어가면 좋겠다면서 교동도를 갔었다”는 제보를 받고서야 같은 날 오전 9시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늑장 조사라는 지적에 경찰은 “인정한다”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20-07-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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