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강공 가속화에 김연철 사실상 경질
강경화·서훈 등 ‘교체 적기’ 관측에도 코로나 맞물려 전면 개각 어려울 듯통일부 김연철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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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내각과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의 전면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괄 교체에 따른 부담을 안기보다는 우선 김 장관을 교체하되 나머지는 코로나19가 잦아드는 시점으로 예상되는 중폭 개각과 맞물려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 이후 대응 과정에서 청와대가 통일부의 대응에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면서 “현시점에서 외교안보 부처 장관이나 청와대 안보 라인을 한꺼번에 교체하지는 않겠지만, 대안을 살피고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부부장의 대북 전단 살포 비난 담화 즈음에 어떤 식으로든 북측에서 ‘시그널’이 있었을 텐데 그 과정에서 통일부의 오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 장관의 교체로 끝나서는 안 되며 면밀한 복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2018년 남북 정상의 역사적 합의들이 한미워킹그룹의 족쇄에 묶여 한 걸음도 진전되지 않는 데 따른 북측의 불만은 오랫동안 누적돼 왔다. 하지만 지난 4일 김 부부장의 담화 이후로 국한해 보면 통일부는 물론 청와대의 판단도 뼈아프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통일부 장관이 직접 나서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근절을 약속했어야 했는데 대변인 논평으로 갈음했다. 결과론이지만 북측의 속전속결 행보를 복기해 보면 청와대가 더 과감한 대응을 못 하고 지난 15일에야 특사 파견을 제안하는 등 ‘골든타임’을 놓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김 장관은 물론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교체 시점이 무르익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 장관과 정 실장, 서 원장은 현 정부 1기 멤버로 3년 넘게 재직했다. 대북 특사로 북측에 제안했던 정 실장과 서 원장은 2018년 ‘한반도의 봄’에서 핵심 역할을 했지만, 남북 관계의 ‘판’을 새롭게 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2018년 9월 취임한 정 장관은 군 기강 해이 사건이 끊이지 않아 교체론이 불거졌었다.
하지만 외교안보 인재풀이 협소한 데다 남북 관계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며 관료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대안들이 마땅치 않고, 내각과 청와대 인사가 맞물려 있어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20-06-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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