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 ‘무기한 연기’…“코로나19 확산 방지 지원”

한미 연합훈련 ‘무기한 연기’…“코로나19 확산 방지 지원”

이주원 기자
입력 2020-02-27 10:12
수정 2020-02-2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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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미군기지, 출입 절차 강화
대구 미군기지, 출입 절차 강화 25일 대구의 캠프워커 미군기지 출입문에서 부대 관계자들이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미군은 대구에 사는 주한미군 가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위험 단계를 격상하고 기지 출입 절차를 강화했다.
대구 연합뉴스
한미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다음달 9일부터 예정된 연합훈련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북미 비핵화 협상의 일환으로 연합훈련이 축소·연기된 적은 있지만, 질병으로 연합훈련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는 27일 공동발표를 통해 “한미동맹은 한국정부가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기존에 계획했던 한미 연합사령부의 전반기 연합지휘소 훈련을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미 군 당국은 그동안 2월 초까지만 해도 코로나19에도 연합훈련은 변동이 없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이달 중순부터 코로나19가 한국군 내에서도 확산되고 주한미군까지 침투하는 양상을 보이자 연합훈련을 조정해야 한다는 논의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확산차단 노력과 한미장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박한기 한국합참의장이 먼저 훈련을 연기할 것을 제안했다”며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이 현 코로나19 관련 상황의 엄중함에 공감하고 연기하기로 합의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미 본토에서 증원요원들이 연합훈련을 위해 대거 한국에 입국하는 만큼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코로나19와 관련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여행보건경보에 맞춰 필수적이지 않은 국방부의 한국 방문을 모두 제한한다”면서 “즉시 시행된다”고 밝혔다.

연합훈련은 성남에 위치한 벙커 ‘CP탱고’ 실내에서 약 500여명이 모여 진행하기 때문에 감염 위험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또 한미연합사령관이나 부사령관, 합참의장 등 군 지휘부가 한꺼번에 모여 ‘워게임’을 진행하기 때문에 코로나19가 군에서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한국군 내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전날보다 1명 늘어난 21명에 달한다. 격리자도 총 9570명으로 조만간 1만명을 넘어갈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훈련이 코로나19로 조정됨에 따라 한미가 추진 중인 전시작권통제권(전작권) 전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미는 이번 연합훈련에서 지난해 최초운용능력(IOC) 검증의 미흡한 분야를 보완한다는 방침이었지만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하게 됐다. 한미는 IOC의 다음 단계인 후반기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를 준비하고 있지만 이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경두 장관은 이날 미 국방대학교 연설 질의응답에서 연합훈련에 대해 “하나의 훈련이나 연습이 취소된다고 군사대비태세가 약화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연합방위태세가 이미 확고하고 발전된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며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C4I 체계를 통해 대응을 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러한 연기결정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방위를 위해 그 어떤 위협에 대해서도 높은 군사적 억제력을 제공하고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러한 결정이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완화계획을 준수하고 지원할 것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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