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조사단 中·러 접경서 한반도 철도가 대륙 향하는 꿈 나눠”

“남북조사단 中·러 접경서 한반도 철도가 대륙 향하는 꿈 나눠”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8-12-18 21:32
수정 2018-12-1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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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조사단이 전한 北철도 점검 뒷얘기

北철로·교각 낡아 최대 시속 60㎞ 운행
명호역에선 일출 함께 보며 “미래 밝다”
북측 동해선 민감한 지역도 많이 보여줘
정부, 26일 철도 착공식 비용 7억원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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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 철교에서 기념촬영
두만강 철교에서 기념촬영 남북 철도조사단이 지난 15일 북한 두만강철교에서 조사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남북은 지난달 30일부터 18일간 경의선 개성~신의주 구간 약 400㎞와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구간 약 800㎞를 공동으로 조사했다. 통일부 제공
“남북이 함께 중국, 러시아 접경에서 한반도 철도가 대륙을 향하는 꿈을 나누고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7일까지 경의선·동해선 북측 현지 구간 공동조사에 참가한 통일부 관계자는 18일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으로 남북 조사단원이 압록강·두만강철교에 섰을 때를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북측 조사단원도 접경인 철교에 와 본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남북 조사단원은 경의선 구간 6일간, 동해선 구간 8일간 열차에서 함께 지내며 조사 작업을 했다. 북한 최장 터널인 동해선 광주령차굴(터널)은 4531m에 달하는데 1시간 30분 동안 터널 내부를 걸으며 개인적 이야기에서부터 남북 역사·관계까지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동해선 나진 인근 명호역에서는 일출을 함께 보며 “남북 철도 연결 및 현대화의 미래가 밝다”고 덕담을 나누었다.

단원들이 함경남·북도의 경계인 일신역에 머물 때는 기온이 영하 16도까지 떨어지고 50∼60㎝의 눈이 와 무릎까지 빠질 정도였다고 한다. 청천강에서는 비가 와 1200m 길이의 교량을 우비와 우산에 의지해 건너기도 했다. 북측 조사단은 조사에 적극 협조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북측이 사전에 교량이나 철로의 눈을 깨끗이 청소할 뿐 아니라 북측 조사단원이 먼저 눈길에 발자국을 내 남측 조사단이 쉽게 따라갔다”고 말했다. 또 함흥, 청진, 원산 등 대도시가 이어지고 공장과 기업소 등이 밀집한 동해선은 민감한 지역임에도 북측이 많이 보여 줬다고 전했다.

경의선·동해선 북측 현지 구간은 철로와 교량은 양호한 편이나 노후화돼 열차가 보통 시속 20~30㎞, 빠르면 시속 60㎞ 정도로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동해선은 청진, 함흥, 나진, 선봉 등 공업 지대가 몰려 있고 광물 자원이 많기에 화물 수요가 많고, 경의선은 평양~신의주~선양~베이징으로 이어지는 여객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통일부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 비용으로 7억 2000만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8-12-1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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