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2009년 7월 8일 강원 동해항에 처음 입항한 일본 해상자위대의 함정. 함정에 욱일기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5일 한 정부 관계자는 “일본이 오늘 오전 제주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대 함정을 보내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 안에서는 일본이 제주관함식에 함정을 보내지 않는 대신 관함식 행사 중 하나인 서태평양해군심포지움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일본의 공식적인 입장은 “참가 여부를 조율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는 해상자위대 공보담당자와 통화해 ‘해상자위함의 욱일기 게양 논란에 따라 일본측이 행사에 불참하는 방안이 거론된다’는 질문에 “불참키로 한 사실은 없다”고 대답했다고 보도했다.
제주관함식에 일본 자위대 참가 여부가 문제가 된 건 일본이 군국주의와 침략의 상징인 욱일기(旭日旗) 게양을 고집하고 있어서다.
한국은 일제강점기를 겪은 한국 정부 차원의 행사에 욱일기를 단 일본 함정이 참가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여러 채널을 통해 일본 측에 전달했으나, 일본은 욱일기가 자위대기로서 문제 될 게 없다면서 맞섰다.
행사를 앞둔 해군은 참여 14개국에 공문을 발송해 관함식 하이라이트인 11일 해상사열 때 “자국기와 태극기만을 게양해달라”는 간접 화법으로 일본 욱일기 게양 배제를 요구했다. 외교부도 우리 국민감정을 감안하라는 취지로 일본에 의견을 전달했다.
나아가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일본은 욱일기가 한국인들의 마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섬세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일본 측에 욱일기 게양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은 우익 언론매체들을 통해 강하게 반발해온 데 이어 이번에는 자위대 최고위급 관리가 ‘극단적인’ 표현을 써서 거부감을 표시했다.
자위대의 가와노 가쓰토시 통합막료장은 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해상자위관에게 있어서 자위함기(욱일기)는 자랑이다. 내리고 (관함식에) 갈 일은 절대 없다”면서 분명한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일본 측이 끝까지 욱일기 배제에 불응하면 한국 정부 차원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의 참여를 불허하는 방안도 검토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일본 측과 계속 대화할 것”이라면서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 민족끼리 등은 이날 논평에서 “남조선 당국은 비굴하게 일본 반동들에게 욱일기 게양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 아니라 민심의 강력한 요구대로 단호히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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