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결산] 2018년 9600억원 넘을 듯… 美 동맹국 중 최상위권 지불

[한·미 정상회담 결산] 2018년 9600억원 넘을 듯… 美 동맹국 중 최상위권 지불

박홍환 기자
입력 2017-07-03 01:26
수정 2017-07-0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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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분담금 현황·전망

트럼프 “한·미 공정한 분담” 압박
2~5년 주기로 ‘특별 협정’ 갱신
북핵 맞물려 증액 거부 힘들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공정한 분담이 이뤄지게 할 것”이라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본격 제기한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인건비, 군사시설 건설비, 군수지원비 등 세 가지 항목에 국한해 우리 정부가 부담하는 몫이다.

분담금 규모는 1991년 이래 2~5년 주기로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을 갱신해 새로 정한다. 2014년 1월 체결된 9차 협정은 내년 말 만료된다. 9차 협정 최종 연도인 내년 우리 측 분담금은 2016년 물가상승률(1.0%) 등을 감안해 9600억원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문제는 2019년부터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 협상이 시작된다.

분담금 협정은 주한미군의 안보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분담금을 결정하는 ‘총액 지급제’를 적용하고 있는 점이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한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면서 “우리의 목표는 역내 평화와 안전, 번영”이라고 말했다. 또 “항상 동맹을 방어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의 안보에 큰 기여를 하고 있으니 분담금 규모를 대폭 올리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미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같은 전략자산 배치 문제를 협상 카드로 내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도 논리는 많다. 무엇보다 안보 부담 규모가 미 동맹국 중 최상위권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분담금 비율은 0.068%로 일본(0.074%)과 비슷한 수준이고 독일(0.016%)에 비해서는 월등히 높다. 또 지난 10년간 구매한 미국산 무기는 36조원어치가 넘는다. 여기에 평택 미군기지 조성 비용으로 8조 9000억원을 지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은 “고조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미국의 안보 공약, 전작권 전환 등과 맞물려 미국 측 인상 요구를 백안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2017-07-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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