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특보 “나는 정부 대변자가 아니라 조언자”

문정인 특보 “나는 정부 대변자가 아니라 조언자”

오세진 기자
입력 2017-06-20 08:32
수정 2017-06-2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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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경고 질문엔 “노코멘트”

문정인 외교통일안보 대통령특보가 최근 논란을 빚은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한국에서 한미군사훈련 축소를 민감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협상이라는 건 주고받는 것”이라면서 “양자가 협상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말했다.

앞서 문 특보는 지난 16일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과 간담회 자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행위 중단 시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과 한미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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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 연합뉴스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
연합뉴스
문 특보는 이날 뉴욕 맨해튼 아시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한반도 위기-한미동맹의 의미’ 세미나에 참석해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한반도의 비핵화이고, 핵 동결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특보는 자신의 한미연합 군사훈련 축소 발언이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전개된 미군 전략무기를 이전 수준으로 돌리자는 뜻이라며, 북한의 비핵화를 조건으로 한·미가 한발 물러나는 식으로 협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16일 문 특보가 한 말과 같은 말이다. 당시 문 특보는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에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전개할 필요는 없다”면서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전진 배치된 전략무기를 하향 조정해 그 이전처럼 하면 위기가 완화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어 문 특보는 자신의 발언이 문재인 정부의 기조로 해석되는 것에는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언하는 사람”면서 “교수로서 개인 생각일 뿐, 문재인 정부의 생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 질문자가 ‘Special Advisor’(특보)라고 호칭하자 “특보가 아닌 교수로 불러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문 특보의 발언으로 야당에서는 문 특보의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문 특보는 “특보는 정부에서 월급을 받는 자리가 아니다. 정책 결정 라인에 있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특보로서 계속 의견을 낼 뿐이고 그것을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는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평화를 원하지만 첫 번째 강조하는 것은 안보”라면서 “우리도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maximum pressure)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워싱턴에서의 발언과 관련해 청와대로부터 경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노 코멘트”라고 답했다.

오는 29~30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백악관 방문을 앞두고 있는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이 한미 관계의 긴장을 풀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변 여건이 된다면 모를까 지금은 그럴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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