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訪美결산…북한발 위기속 대북공조 재확인

朴대통령 訪美결산…북한발 위기속 대북공조 재확인

입력 2013-05-09 00:00
수정 2013-05-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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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60주년 글로벌 파트너십 격상…최대 경제수행단 ‘코리아 리스크’ 줄여’한반도신뢰 프로세스’ 美지지 견인…北변화 돌파구 마련 ‘미흡’ 원자력협정ㆍ전작권 ‘절반의 성과’…에너지ㆍICT 협력ㆍ연수취업 연장

박근혜 대통령이 9일(이하 현지시간) 창조경제 한인간담회와 로스앤젤레스 시장 주최 오찬을 끝으로 지난 5일 시작한 엿새간의 방미 일정을 마무리한다.

북한의 도발위협으로 불거진 한반도 안보위기 와중에서 새 정부 들어 처음 이뤄진 이번 방미에서 박 대통령은 대북 정책과 관련해 한미공조를 재확인하고, 올해 6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 방안에 공감대를 이뤄낸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52명에 달하는 최대 규모 경제수행단이 동행해 북한 위협을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진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도 받았다.

한미간 ‘뜨거운 감자’였던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서는 구체적 진전 없이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많으나, 양국의 이익을 최대한 반영해 해결한다는 원칙적인 수준의 인식공유가 있었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래 에너지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협력 기반을 마련하고, 한미 대학생 연수취업 프로그램을 5년 연장한 것도 주목된다.

다만 개성공단 폐쇄와 북한의 도발위협 등 긴박한 한반도 안보위기를 해소할만한 새로운 돌파구는 마련되지 못하는 등 일정한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 대북공조 확인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지지 =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7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속에서 긴밀한 대북 정책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대북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 표명이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과 외교적으로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있지만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또 박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듯이 책임은 평양에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도 “제가 제시한 한반도 프로세스 이행을 비롯한 다각적인 이행을 통해서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공감했다.

◇ 21세기형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격상 = 양 정상이 합의한 한미 동맹의 미래상은 기존의 포괄적 전략동맹에서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지역과 범세계적 문제까지 함께 협력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의 격상이다.

이번 박 대통령의 방미 코드명이 ‘새시대’인 것처럼 6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도 ‘새시대’(New Era)로 나아가야 한다는데 양 정상이 공감대를 이룬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범세계적인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면서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를 거론했다.

박 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과 저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일명 서울프로세스)이 동북아의 평화와 발전을 추구하는 데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며 이런 비전을 구체화시키는 공동설계자의 역할을 하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언급했다.

◇ 경제수행단 ‘국가 IR’서 역할 = 경제수행단 규모는 52명으로 사상 최대였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 대기업 총수는 물론 중견ㆍ중소기업인도 20명에 달했다. 이례적으로 문진국 한국노총 위원장까지 동행했다.

대규모 경제수행단의 동행은 한반도 안보위기로 불거진 외국기업들의 불안을 잠재우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8일 이들과 함께 한 조찬간담회에서 “최근 북한 도발로 외국인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데 이렇게 동행하셔서 한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걸 보여줘 자연스러운 기업설명회(IR)가 되고 있다”고 치하했다.

이에 대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은 박 대통령이 주창하는 창조경제에 대해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하고, 투자와 일자리를 최대한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최고경영자(CEO) 라운드 테이블에는 박 대통령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 GM사의 댄 애커슨 회장이 향후 5년간 한국에 80억달러 어치를 투자하겠다는 기존 투자 계획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6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한국투자신고식에서는 보잉과 커티스 라이트(Curtiss-Wright), 올모스트 히어로스(Almost Heroes LLC) 등 7개 미국 기업이 3억8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 의사를 밝혔다고 청와대가 밝힌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적을 중시한 청와대가 최종 확정 단계가 아닌데도 ‘투자 의사’ 정도를 서둘러 투자가 확정된 것처럼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 원자력ㆍ전작권 ‘절반의 성과’…미래성장동력 협력 확대 = 양 정상은 전작권 전환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에 대해 원론적이지만 의미있는 접근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양 정상은 (북한의) 핵과 재래식 위협에 대한 대북 억지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런 맥락에서 전작권 전환 역시 한미연합방위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준비, 이행되는 것으로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북한의 위협에 대한 충분한 방어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한미연합방위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추가로 강구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양국이 지난달 협정 만료 시한을 2016년 3월까지 2년 연장하고 추가 협상을 하자는 ‘중재안’에 합의한 원자력협정의 경우, 박 대통령은 “한미 원자력협정이 선진적이고 호혜적인 방향으로 개정돼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가능한 한 조속히 협상을 종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협정 개정 시한인 2년 내에라도 미국의 비핵화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우리의 평화적 핵 이용권을 보장하는 ‘해법’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양국이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양국 정부는 미국의 셰일가스(진흙 퇴적암층에 함유된 가스) 개발 등과 관련해 ‘포괄적 에너지협력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양국간 ICT 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차관급 연례 정책 협의체인 ICT 정책협의회를 신설했다.

이와 함께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전문직 비자쿼터 1만5천개 신설을 추진 중인 것과 관련,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필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상하원 합동연설에서는 의회를 상대로 직접 관련 법안 통과를 요청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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