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탄 맞고 사망한 中선원 부검해보니…

고무탄 맞고 사망한 中선원 부검해보니…

입력 2012-10-20 00:00
수정 2012-10-2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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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사망 中선원 고무탄 충격 심장파열”

서해 상에서 불법조업 중 해양경찰이 쏜 고무탄을 맞고 숨진 중국인 선원 장수원(44)씨는 발포(發泡) 고무탄을 맞은 충격으로 심장이 파열돼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20일 오후 국과수 본원에서 2시간 가량 부검을 마치고서 브리핑을 열어 “사거리를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장씨의 사인은 고무탄 충격에 따른 심장 파열”이라는 내용의 1차 소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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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이 불법조업 어선 단속때 사용하고 있는 40㎜고무탄. 연합뉴스
해경이 불법조업 어선 단속때 사용하고 있는 40㎜고무탄.
연합뉴스


최영식 국과수 법의학부장은 “구타 등 다른 충격이나 두개골 손상, 지병 등에 관한 소견은 전혀 없었다.”며 “약물, 마약, 알코올 농도, 유전자 검사 등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가슴 중앙 왼쪽 아래에 고무탄을 맞고 왼쪽 갈비뼈가 일부 부러진 상태였으며, 심장 꼭짓점 부분인 심첨부에 2㎜가량의 작은 파열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러진 갈비뼈가 심장을 찌르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 부장은 “심장이 파열되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심낭으로 피가 쏟아진다.”면서 “심낭 안에 피가 상당량 고인 점으로 미뤄 심장 파열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종 부검 결과는 통상 열흘가량 걸리지만 국과수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장씨는 지난 16일 오후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북서쪽 해상에서 무허가 조업 중 단속에 저항하다 해경이 쏜 발포 고무탄을 맞고 숨졌다.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애초 지난 18일 장씨의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었으나 장씨가 탄 배의 선장과 함께 조업하던 선원인 장씨의 친척이 부검을 강하게 거부해 19일 오후 4시로 연기했다.

하지만 중국대사관으로부터 장씨의 아내가 20일 입국, 부검을 참관하도록 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날로 한 차례 더 일정을 옮겼다.

해경은 요단어 23827호 선장 장모(38)씨 등 11명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요단어 23828호(부선) 선장 우모(44)씨는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의 주권행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다음은 최영식 국과수 법의학부장과의 일문일답.

--고무탄 충격을 직접적 사인으로 보는가.

▲그렇다.

--머리 등 다른 부위에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두개골을 비롯한 다른 부위에 충격을 받았거나 지병이 있었다고 볼 만한 소견은 전혀 없다. 왼쪽 갈비뼈 골절도 고무탄 충격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부러진 갈비뼈가 심장을 찌른 것은 아닌가.

▲찌르거나 한 소견은 없고, 그냥 충격을 받아 갈비뼈에 일부 작은 골절이 있었다.

--심장 파열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

▲2㎜ 정도로 아주 작다. 위치는 심첨부(심장 꼭짓점 부분). 심장이 파열되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피가 심낭(심장을 싼 이중의 막)으로 쏟아진다.

--2㎜ 정도 파열에도 충분히 사망할 수 있나?

▲심낭 안에 피가 상당량 고인 점으로 미뤄 그렇게 보인다. 즉사하는 것은 아니고 이후에도 조금 움직였을 수는 있다고 본다.

--최종 결과는 언제쯤 나오나.

▲통상 열흘 이상 걸리나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내놓겠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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