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독도 갈등 해법 없나] “의원 외교 등 비공식 채널 복원 시급 차기 정권 이후에나 관계 개선될 듯”

[한·일 독도 갈등 해법 없나] “의원 외교 등 비공식 채널 복원 시급 차기 정권 이후에나 관계 개선될 듯”

입력 2012-08-27 00:00
수정 2012-08-27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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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본 해법·향후 전망

독도와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외교 갈등이 3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한·일 관계가 1965년 수교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왕 사과 발언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의 서한 반송 문제, 경제 보복 조치 언급 등이 외교적 관례를 벗어나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달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타래처럼 얽힌 복잡한 한·일 관계의 향후 전망과 해법에 관심이 쏠린다.

●“돌아올 수 없는 다리 건넌셈”

전문가들은 역사 갈등이나 영토 마찰이 비정치적 부문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리와 조절을 하되, 한·일 간 의원 외교 등 비공식 채널의 실질적 복원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한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양국은 영토 문제나 역사 갈등이 문화·경제적 측면으로 격화되지 않고 정경 분리라는 암묵적 합의를 지키도록 감정적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일본이 계속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김종필씨나 박태준씨 같이 한·일 간에 정책 파이프라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물이 없는 것도 오해와 불신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민간 교류를 담당하는 ‘한·일 포럼’ 개최가 취소됐듯이 비공식적 채널이 무너진 것은 문제”라면서 “한·일 의원연맹 등이 제 역할을 못 하는 등 정치권에서 중재할 수 있는 원로도 없다.”고 말해 네트워크 복원이 시급함을 지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정권 교체를 앞두고 있는 양국의 상황을 고려할 때 최소 4개월에서 6개월간의 냉각기를 거쳐 새 정부 출범 이후에나 관계 복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송석원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일 양국은 현재 양쪽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써 버린 국면으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셈”이라며 “이 대통령 임기 내에서는 해결 전망이 없고 일본도 10~11월쯤에 총선을 치르게 된다면 독도 등은 영토 문제로서 선거 쟁점으로 부상할 것이기에 어느 정당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진단했다. 문정인 교수도 “한·일 양국에서 각각 새로운 지도자들이 집권해야 문제가 풀릴 것”이라며 “현재 우리 정부는 일본이 공세적으로 나오는 데 대해 방어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마땅한 해결책이 없음을 지적했다.

●“자민당 1당 되면 더 강경”

진창수 센터장은 “일본은 그동안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 약간 배려하는 특수 관계를 인정했으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노다 정권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쓴 것 같다.”면서 “한국의 국력이 예전보다 커져 미국이 일방적으로 일본 편을 들지 못하고 중재자 역할을 하지 못한 것도 대립을 키웠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다음 총선에서 자민당이 제1당이 되면 노다 정부보다 더 강경하게 나갈 것이기 때문에 관계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2012-08-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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