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갈등 심화> 새정부 출범후나 관계 ‘리셋’

<한일갈등 심화> 새정부 출범후나 관계 ‘리셋’

입력 2012-08-26 00:00
수정 2012-08-2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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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갈등 격화일로..정점 지나갔다는 시각도

독도와 과거사 문제 등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전면적 외교 갈등이 3주째로 접어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지난 10일부터 급속히 냉각된 양국 관계는 이 대통령의 일왕 사과 발언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의 서한 반송 문제, 일본의 보복조치 등 새로운 요인들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줄곧 격화일로를 걸어왔다.

외교적 관례를 벗어나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달은 양국 관계를 두고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이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노다 총리의 기자회견이 있던 지난 24일을 고비로 충돌 수위가 정점을 찍었다는 시각도 있지만, 냉각기의 장기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양국 관계의 본격적인 ‘재정립’은 양국에서 모두 새 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양국은 지난 2주간 독도를 놓고 사활을 건 공방전을 거듭해 왔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은 연일 부당한 주장과 조치를 쏟아내며 독도의 국제분쟁 지역화 시도에 열을 올렸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독도는 분쟁자체가 없는 우리 영토이며 일본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단호히 대응했다.

양국 갈등은 일왕 사과 요구 발언이 알려진 이후 노다 총리가 유감 표명 서한을 발송하고 오히려 사과를 요구하면서 심각한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일본은 노다 총리 명의로 이 대통령에게 유감 표명 서한을 발송하는 과정에서 주요 내용을 미리 공개하는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우리 정부는 이 서한을 반송 조치하는 것으로 맞섰고 일본은 우리 외교관의 외무성 출입을 봉쇄하는 등 외교 관행에서 벗어난 감정적 대응으로 국제사회의 눈총을 샀다.

일본은 현재 부처별로 동원 가능한 한국에 대한 보복책을 검토 중이며 실제로 경제·문화적 보복 카드도 일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도발과 주요 인사들의 망언에는 단호히 대응하지만 “더 이상의 확전은 자제함으로써 일본의 독도 분쟁지역화 의도에는 말려들지 않겠다”는 냉철한 ‘무시’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정부 내에서는 실제로 “정치적 의도가 숨겨진 노다 총리의 강공에 과도하게 대응하는 것은 오히려 노다 정권을 도와준다”는 시각과 함께 “노다 정권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시각이 병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양국의 현 정부 내에서는 한일관계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이명박 정부와 노다 정부는 이번 갈등으로 관계 정상화나 복원 노력이 상당히 어려울 만큼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면서 “다음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정상간 만남뿐만 아니라 각료급 수준의 대화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 대통령이나 노다 총리가 재임하는 한 쉽사리 해결될 것 같지 않다”면서 “새 지도자로 교체되고 서로 냉정을 되찾아야 관계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유례없는 몸살을 겪은 양국이 과거와 같이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이 제1당이 될 경우 노다 정부보다 더 강경하게 나갈 것”이라면서 차기 우리 정부가 동아시아 외교에서 굉장히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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