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도마찰’ 후 신용경쟁서 일본에 판정승

한국 ‘독도마찰’ 후 신용경쟁서 일본에 판정승

입력 2012-08-26 00:00
수정 2012-08-2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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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CDS프리미엄 격차 축소…외화차입 여건도 호조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외교 갈등 이후 양국 간 신용등급 격차가 좁혀졌다.

일본의 통상ㆍ금융 압박이 컸음에도 한국의 신용위험이 되레 낮아진 결과다.

시중은행의 외화차입 여건도 개선돼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국내 은행의 신용등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6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전격 방문한 지난 10일 우리나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08이고 일본은 82로 두 나라 격차는 26이었다.

지난 23일에는 한국 102, 일본 80으로 격차가 22로 줄었다. 같은 기간 한국은 108에서 102로 떨어졌으나 일본은 82에서 80으로 내려가는 데 그쳤다.

CDS프리미엄은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인 CDS에 붙는 일종의 가산금리다. 이 수치가 오르면 신용도가 나빠져 채권 발행 비용이 많이 든다.

같은 기간에 중국은 100(10일)에서 96(23일)으로 낮아졌다. 한ㆍ중ㆍ일 3국 가운데 우리나라 하락폭이 가장 컸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가 신용위험은 정치ㆍ외교 사안과 거의 무관하다”면서 “한일 간 외교대립 이후 일본 측이 통상ㆍ금융 분야의 압박을 거론했지만 우리 쪽은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 경기침체에도 우리나라의 펀더멘털(기초여건)과 대외안정성이 비교적 양호하므로 일본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 차환율’도 개선돼 모두 순조달을 나타냈다. 단기 차환율보다는 중ㆍ장기 차환율이 더욱 좋아져 은행 신용등급에 도움이 된다.

차환율은 만기가 다가온 대출금을 갚고자 새로 돈을 빌리는 ‘차환(리펀딩)’ 비율을 말한다. 차환율이 100% 이상이면 전액 만기연장을 하고도 외화가 남는 순조달을 의미한다. 그만큼 연장 성공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재정위기, 경기침체 등으로 외환시장이 불안할 때 금융안정을 평가하는 지표로 차환율을 사용한다.

국내은행의 단기 차환율은 2010년 91.3%, 2011년 103.0% 수준이었다. 올해는 5월에 79.0%까지 떨어졌으나 6월 86.7%, 7월 124.7%로 크게 나아졌다.

중장기 차환율은 2010년 118.1%, 2011년 150.8%였다가 2012년 6월에 77.0%로 뚝 떨어졌다. 그러다 7월에는 168.1%로 단숨에 올라섰다. 단기 차환율보다는 중장기 차환율이 더욱 좋아진 것이다. 이는 만기가 바로 돌아오는 단기조달의 롤오버(만기연장) 부담이 크게 줄었음을 뜻한다.

자본시장연구원 신보성 선임연구위원은 “중장기 차환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자금 차입자로서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며 “신용도가 좋아졌거나 리스크가 낮게 평가돼야 중장기 차환율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올해 7월 한국 시중은행의 중장기 차입 차환율이 단기차입 차환율을 크게 웃돌아 리펀딩 위험이 줄었다”면서 “이는 은행의 신용등급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했다.

무디스는 “외화유동성 문제는 한국 시중은행의 구조적인 취약점이었다”면서 “외화 차입과 유동성이 개선돼 2009년 금융위기 당시 국외자금 조달 어려움이 재현되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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