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요새화 3대 문제점

연평도 요새화 3대 문제점

입력 2010-12-01 00:00
수정 2010-12-0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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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전력 보강땐 ‘표적’만 늘어나 ②軍 민가 점령… 무인도화 가속 ③보안 취약… 최정예 무기 노출

군의 주먹구구 식 전시행정이 되풀이되고 있다.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응징을 벼르며 최정예 무기를 연평도에 집결시키고 있지만 안전과 안보를 담보하지 않은 전력 배치와 무인도화를 부추기는 전력 보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군은 최근 북한의 추가 포격에 대비해 연평도에 1개 포대 규모인 M270 다연장 로켓포(MLRS) 6문과 K9 자주포 6문, 자주포탄 자동운반차량인 K10 등을 추가로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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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공 ‘천마’ 내년 연평도 배치  북한의 공중침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우리 독자기술로 개발한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마’가 백령도에 배치돼 있는 모습.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천마’를 연평도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지대공 ‘천마’ 내년 연평도 배치

북한의 공중침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우리 독자기술로 개발한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마’가 백령도에 배치돼 있는 모습.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천마’를 연평도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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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사거리 250㎞의 이스라엘제 지대지 미사일인 딜라일라와 개량형 K55 자주포 등도 배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좁은 연평도에 추가 장비가 들어설 방어 시설은 턱없이 부족해 야산과 도로, 심지어 민간 시설에 최정예 무기들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군 내부에서조차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선다면 새로운 표적만 될 뿐”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방부가 서해5도의 전력 증강 명목으로 사거리 200~300㎞인 지대지·지대공 미사일 구입비용을 예산으로 신청한 것을 두고도 말이 많다. 사거리가 긴 미사일을 최전방에 배치해 북한의 타격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지대공 미사일은 전투기에 탑재해 쏠 수 있는 무기다.

급조된 K9 자주포와 MLRS가 도로와 민가를 점령하면서 연평도의 무인도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원성도 흘러나온다. 무인도화는 북한에 상륙·점거 빌미만 내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늘어나는 병력과 무기 체계에 불안을 느끼지 않을 주민이 없는 만큼, 군이 보다 깊이 있는 검토와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전력을 보강하거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은 30일 MLRS 등의 전력보강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MLRS 등의 전력보강은 이미 전날 연평도 현지 취재진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MLRS 등의 이동 모습, 배치 장면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은 “언론이 군 전력을 북한에 속속들이 알려주고 있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위장막도 없이, 보란 듯이 최정예 전력무기들을 옮긴 군이 언론을 상대로 ‘보안’을 강조하는 것은 옹색한 변명일 뿐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2010-12-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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