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 구속 사죄” 김종인에 정청래 “뜨내기, 니가 왜 거기서 나와”(종합)

“李-朴 구속 사죄” 김종인에 정청래 “뜨내기, 니가 왜 거기서 나와”(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12-15 18:03
수정 2020-12-1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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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존중” 밝혔지만 상당수 與 의원들 김종인 조롱

정청래, ‘배현진 뜨내기 발언’ 빗대 金 혹평
유기홍 “굴러들어온 돌, 쫓겨날 운명”
“진짜 몸통은 배짱 부리며 반발” 평가절하

신동근 “나홀로 사과, 보궐선거용 사과”
노웅래 “대리 사과 말고 지도부 전체 나서야”
김종인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 저질러”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동시 구속 사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vs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vs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손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말다툼을 하자 의원들이 말리고 있다/연합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손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말다툼을 하자 의원들이 말리고 있다/연합
더불어민주당이 15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데 대해 이낙연 민주당 대표 등 일각에서는 존중한다고 밝혔지만 상당수 의원들은 “나홀로 사과” “뜨내기 대리 사과, 재보궐 선거용 사과” 등 평가 절하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에서 “잘하신 일”이라며 “김 위원장께서 당 전체를 그런 방향에서 잘 이끌어 달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특히 민생과 경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준비하겠다는 김 위원장님의 말씀을 환영한다”며 “여야 원내대표가 8월에 합의한 ‘코로나19 극복 및 경제 특위’ 등을 즉각 구성해 가동하도록 협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사과를 존중한다. 오늘의 사과와 쇄신에 대한 각오가 실천으로 이어지길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별 의원들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나머지 국민의힘 구성원이 동의하지 않은 대리 사과라며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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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장 나서는 추미애 장관과 정청래 의원
본회의장 나서는 추미애 장관과 정청래 의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자정께 국회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토론이 끝난 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과 대화하며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0.12.10 연합뉴스
노웅래 “대리 사과 말고
적어도 주호영 나와야”
정청래 의원은 “엉뚱하게도 지나가던 뜨내기 김씨가 이씨·박씨 것도 다 우리 잘못이라고 사과를 한다면 얼마나 황당한가”라며 “두 전 대통령도 감옥에서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고 황당해할 일”이라고 조롱했다.

‘뜨내기’는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인 배현진 의원이 대국민 사과를 추진하는 김종인 대표를 겨냥해 한 말을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배현진, ‘李·朴 사과 추진’ 김종인에
“직 던지겠다? 무책임한 ‘뜨내기’ 변”
앞서 배 원내대변인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사과를 하겠다고 한 김 위원장을 향해 “무책임한 뜨내기의 변”이라며 “비상 대책 임무에 충실하시고, 처신을 가벼이 하지 않으시길”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배 의원은 김 비대위원장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 과오’에 대해 사과하는 것에 반대하며 “김종인 위원장이 수시로 ‘직’을 던지겠다하시는데 그것은 어른의 자세가 아니다”며 “배수진이랄 만큼 위협적이지도 않다. 그저 ‘난 언제든 떠날 사람’이라는 무책임한 ‘뜨내기’의 변으로 들려 무수한 비아냥을 불러올 뿐”이라고 공격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 vs 배현진 의원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 vs 배현진 의원 서울신문DB
정 의원은 이날 김 위원장의 사과가 서울 지하철 사고에 대해 지하철 매점 주인이나 뜨내기 승객이 사과한 꼴, 이씨나 박씨 회사의 일을 지나가던 뜨내기 김씨가 ‘다 우리 잘못이다’고 사과한 셈이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김종인의 사과는 뜬금없다”면서 “사과도 자격이 있고 품격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은 동조하지 않았을 대리 사과”라며 “적어도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전체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최고위원은 “중도층에는 사과했다고 보여주기를 하면서 지지층에는 김종인 혼자 한 것이라고 변명할 것”이라면서 “진정한 사과란 대리인을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을 담아 본인들이 직접 해야 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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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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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 8. 31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 8. 31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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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 8. 31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 8. 31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용민 “광주서 사과하고
5·18특별법 반대해 믿기 어렵다”
신동근 최고위원도 “나 홀로 사과, 보궐선거용 사과라는 의심을 벗는 데 필요한 건 미래의 올바른 행동”이라며 “기대는 낮지만 국민의힘 스스로 적폐 청산, 보수 혁신의 길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유기홍 의원은 “김 위원장은 굴러들어온 돌일 뿐, 길어야 보궐선거 후엔 쫓겨날 운명”이라며 “진짜 몸통은 배짱을 부리며 반발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 모셨던 당 대표가 사과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착잡해 하며 “정작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은 아무런 말이 없고, 국민의힘 내 친박 세력은 여전히 사과를 반대하고 있기에 반쪽 사과에 그쳤다는 마음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김용민 의원은 “광주에서 사과하고 5·18 특별법을 반대한 사람의 사과는 믿기 어렵다”고 평가절하했다.

한 관계자는 “당내 입장 정리가 안 된 사과라 내부 갈등 불씨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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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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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직 대통령 구속 관련 대국민사과와 함께 인적쇄신을 약속하고 있다. 2020.12.15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직 대통령 구속 관련 대국민사과와 함께 인적쇄신을 약속하고 있다. 2020.12.15
연합뉴스
김종인 “이명박·박근혜 동시 구속 사죄”
“당시 집권 여당으로서 책무 다 못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법처리된 것과 관련해 사과했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 문제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4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 두 명이 동시에 구속 상태에 있다”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간절한 사죄의 말씀을 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의 잘못은 곧 집권당의 잘못”이라며 “저희 당은 당시 집권 여당으로서 국가를 잘 이끌어가라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으며, 통치 권력의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제어하지 못한 무거운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자리에 연연하며 야합했고, 역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지혜가 없었으며, 무엇보다 위기 앞에 하나 되지 못하고 분열했다”고 회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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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대국민사과를 통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됐는데도 당이 제대로 혁신하지 못한 채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지 못해 나라가 위기에 빠졌다”며 “10년 동안 권력 운용을 잘못한 것에 대해 국정을 책임졌던 세력으로서 사과한다”고 밝혔다.   2020.12.15 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대국민사과를 통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됐는데도 당이 제대로 혁신하지 못한 채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지 못해 나라가 위기에 빠졌다”며 “10년 동안 권력 운용을 잘못한 것에 대해 국정을 책임졌던 세력으로서 사과한다”고 밝혔다. 2020.12.15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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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왼쪽)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 김재섭 비대위원, 성일종 비대위원, 정원석 비대위원. 뉴스1
국민의힘 김종인(왼쪽)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 김재섭 비대위원, 성일종 비대위원, 정원석 비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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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후에도 반성·성찰 부족”
“오히려 민주·법치 퇴행 상황에 책임”
김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당의 모습에 대해서도 “국민을 하늘처럼 두려워하며 공구수성(恐懼修省·몹시 두려워하며 수양하고 반성함)의 자세로 자숙해야 마땅했으나, 반성과 성찰의 마음가짐 또한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구태의연함에 국민 여러분께서 느끼셨을 커다란 실망감에 대해서도 고개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을 계기로 우리 정치가 더욱 성숙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했는데, 민주와 법치가 오히려 퇴행한 작금의 정치 상황에 대해서도 책임을 느낀다”며 현 정권에 대한 비판도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헌정사의 모든 대통령이 불행한 일을 겪었다”며 “외국으로 쫓겨나거나(이승만), 측근의 총탄에 맞거나(박정희), 포승줄에 묶여 법정에 서거나(전두환·노태우), 일가친척이 줄줄이 감옥에 가거나(김영삼·김대중), 극단적인 선택(노무현)을 하는 등 어떤 대통령도 온전히 끝을 맺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돼 있다. 국가적으로 참담하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시는 우리 역사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겠다”며 “과거의 잘못과 허물에 통렬히 반성하며, 정당을 뿌리부터 다시 만드는 개조와 인적 쇄신을 통해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몇 번의 선거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 저희 당에 준엄한 심판의 회초리를 들어주셨다”며 “이 작은 사죄의 말씀이 국민 여러분의 가슴에 맺힌 오랜 응어리를 온전히 풀어드릴 수는 없겠지만, 다시 한번 진심을 담아 고개 숙인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는 “저희가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저질렀다.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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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6월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의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서 걷고 있다. 영원한 권력이 없는 만큼 대통령 임기 말기에는 더 조심스럽게 권력을 운용해야 한다. 연합뉴스
10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6월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의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서 걷고 있다. 영원한 권력이 없는 만큼 대통령 임기 말기에는 더 조심스럽게 권력을 운용해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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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 구속 사과하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인적쇄신 약속
전직 대통령 구속 사과하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인적쇄신 약속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직 대통령 구속 관련 대국민사과와 함께 인적쇄신을 약속하고 있다. 2020.12.15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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