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대변인 2년 전 문 대통령 발언 인용
“가식·위선 정부 아니라면 대책 마련을”촉구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23일 논평에서 “정세균 총리는 대통령이 ‘다른 국정’을 보고 있어 말씀을 못하실 수 있다고 수수께끼 같은 말을 한다”며 “페미니스트 대통령, 여성 인권에 발 벗고 앞장섰던 대통령을 단 한 마디 못하게 하는 다른 국정이란 도대체 무엇인가”라며 문 대통령과 정 총리를 겨냥했다.
‘다른 국정’ 발언은 전날 정 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한 말이다. ‘페미니스트를 자처한 대통령이 왜 박 전 시장 사건에는 침묵하고 있냐’는 김태흠 통합당 의원의 질문에 정 총리는 “대통령께서 다른 국정을 돌보고 계시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말씀을 하실 수도 있고 안 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의 성인지감수성이 내편 네편에 따라 작동하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도 정 총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김 대변인은 “늘 여성 편에 섰던 대통령은 박 전 시장 피해자에 대해 아마 이렇게 말하고 싶을 것이다”며 2018년 2월 26일 문 대통령이 했던 말을 인용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용기 있게 피해 사실을 밝힌 피해자들이 2차 피해나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꼼꼼하게 대책을 마련해달라. 사회 곳곳에 뿌리 박힌 젠더 폭력을 발본색원한다는 자세로 유관부처가 범정부차원의 수단을 총동원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2년 전 문 대통령과 지금 문 대통령의 진심이 다르지 않으리라 믿고 싶다”며 “여성을 위하는 척, 약자를 돌보는 척하는 가식과 위선의 정부가 아니라면 14일째 침묵을 이제는 깨달라”고 강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