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상임위 법안소위 구성못해 빠듯한 일정 ‘부실 검증’ 가능성
세월호특별법 협상 타결로 국회가 151일 만에 정상화되기 무섭게 1일 여야는 일제히 상임위원회를 가동시키고 국정감사 준비를 본격화하는 등 모처럼 ‘일하는 선량’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빠듯한 일정에 법안 심의와 국감 준비에 투자할 시간이 촉박해 장기 국회 파행의 후유증이 ‘벼락치기 국회’라는 난맥상으로 이어질까 우려되고 있다.오는 7~27일로 급하게 잡힌 국감을 앞두고 이날 국방위 등 11개 상임위는 부랴부랴 전체회의를 열어 국감 계획을 의결하고 증인 채택, 자료 요청 문제를 논의했다. 외교통일위 등 나머지 상임위도 이번 주중 국감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세월호법에 발목이 잡혔던 ‘민생 법안’ 논의는 당분간 이뤄지지 못할 전망이다. 국감과 대정부 질문이 끝난 뒤인 11월에야 법안 심의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의료법 및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크루즈산업 육성법 등 30개 중점 법안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요구하는 등 강력한 입법 드라이브를 걸었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이날 월례 경제정책 브리핑을 갖고 “30개 중점 법안 가운데 단 3개만 법사위에 올라가 있고 나머지는 아직 상임위 차원에 머물러 있어 상당히 염려스럽다”며 경제활성화를 위해 조속한 법안 통과를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의원 세비 3.8% 인상’ 비판론이 제기돼 또다시 “놀고 먹는 정치권”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론의 비난이 비등해지자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은 이날 “벼룩도 낯짝이 있다고 했다. 우리가 무슨 낯으로 세비 인상안에 동의한단 말이냐”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또 여야가 세월호 후속 법안의 하나였던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김영란법) 처리를 전날 합의문에서 슬그머니 뺀 것을 두고도 입법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앞으로 세월호법 문제로 당내 반발이 나와 국감이나 예산안 심의가 날림이 될 가능성도 많다”며 “그런데도 세비 올릴 생각을 하는 건 뻔뻔스럽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4-10-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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