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들 2차 합의안 전제로 논의
세월호특별법 문제로 정기국회 파행이 계속되자 국회의장단이 직접 사태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정의화 국회의장은 11일 새누리당 소속 정갑윤 부의장,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석현 부의장과 3자 회동을 하고 여야 지도부에 “국회 파행의 주범인 세월호법을 이번 주말까지 합의하라”고 촉구했다. 여야가 합의에 실패하면 오는 15일 오후 3시 양당 지도부와 의장단이 연석회의를 열기로 했다. 그때까지 타결하지 못한다면 여야 지도부의 정치력으로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하고 의장단이 개입해 매듭짓겠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셈이다. 아울러 의장단은 12일 국회 상임위원장단과의 연석회의도 열기로 했다. 각 상임위에 계류 중인 법안 가운데 세월호법 이외에 처리해야 할 민생 법안들을 점검한 뒤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기 위해서다.
의장단이 여야 지도부를 압박하자 이완구 새누리당,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1시간 30분여 동안 만나 세월호법 타결을 논의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로 돌아와 기자들에게 “2차 합의문을 전제로 야당과 유가족들의 정확한 입장이 무엇인지 포괄적인 이야기를 했고, 향후 이 문제에 대해 내일(12일)이나 주말에 만나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영근 새정치연합 대변인도 이 원내대표와 똑같은 내용으로 회동 결과를 브리핑했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2차 합의문이 언급됨에 따라 세월호법 막판 협상의 초점도 여기에 맞춰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세월호 사고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검사 후보 추천위 구성과 관련해 여당 몫 2명 추천 시 야당과 세월호 유가족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안이다. 이 원내대표는 “세월호법 2차 합의문은 아직 살아 있다”면서 “야당은 이를 보류했고, 유가족은 진상조사위에 기소권·수사권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일반인 유가족은 2차 합의문에 찬성하고 있다”며 현재 협상 상황을 정리했다.
새정치연합도 일단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2차 합의문에 대한 내부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차 합의문에 반대하며 협상을 무산시켰던 야당 내 강경 세력과 유가족이 반발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결국 야당 내부 논의 이후 주말쯤 이뤄질 여야 원내대표 간 최종 담판에 15일 본회의 개최를 비롯한 정기국회 정상화 여부가 달린 셈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4-09-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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