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공제회 낙하산 인사에 법인카드 남용까지”

“과학기술인공제회 낙하산 인사에 법인카드 남용까지”

입력 2013-10-20 00:00
수정 2013-10-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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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인공제회 임원들이 모두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지고, 법인카드를 남용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민희 의원의 국감자료에 따르면 과학기술공제회의 전·현직 임원들은 모두 과학기술부나 교육과학기술부 출신 퇴직 고위 공무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초대 이승구 이사장은 과기부 차관을 지냈으며 2대 조청원 이사장 역시 과기부 출신이었다. 현직인 김영식 이사장도 교과부 연구개발정책실장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청원 전 이사장은 이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박근혜 대선후보의 외곽조직인 포럼 ‘오래’에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과학기술인공제회법을 위반했다.

이사장 연봉은 2011년 1억1천211만원에서 2012년 1억4천100만원으로 25.7%나 올랐으며, 지난해 한해에만 업무추진비로 4천300만원을 사용했다. 이사 연봉도 1억2천만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정규직원 26명을 대상으로 1인당 평균 연봉의 10%에 해당하는 606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카드를 과다하게 발급하거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남용도 심각했다.

공제회의 정규직원은 28명에 불과하지만 법인카드는 무려 17장이나 발급받아 2011년과 2012년에 각각 2억원씩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법인카드는 주로 강남의 특급호텔, 고급 한정식집, 일식당, 술집 등에서 접대비와 식사비로 사용된 것으로 분석됐으며, 공휴일에 사용하거나 개인적인 용도로 쓴 경우도 있었다.

2011년 12월 23일에는 인터넷 쇼핑몰 옥션에서 49만원을 결제했고, 공휴일인 같은 해 12월 25일에는 이마트 자양점에서 13만3천900원을 사용했다.

이밖에도 백화점에서 화장품과 의류, 휴대전화 액세서리, 상품권 등을 구입하거나 공휴일에 골프장 인근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은 기록도 나왔다.

특히 조청원 이사장은 지난해 5월 임기 만료를 두달 앞두고 스웨덴과 핀란드를 방문하면서 출장비 총액의 절반이 넘는 3천740만원을 선지급 받아 사용하고도 사후 경비사용 영수증 등 증빙 서류를 첨부하지 않았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공제회는 연간 임대료만 8억4천만원에 달해 올해 공제회 운영 예산(97억원)의 10%를 사무실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과학기술인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을 위해 2003년 5월 출범했다. 현재 3만3천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으며 자산 규모는 2조원이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104개의 기관에서 공제회에 내는 관리비용분담금이 2011년 11억8천300만원, 지난해 13억5천여만원에 달했다.

최 의원은 “올해 예산이 100억원도 되지 않는 과학기술인공제회에 낙하산 임원, 쌈짓돈 법인카드, 성과급 잔치, 외유성 해외 출장, 과도한 임대료 등 나타날 수 있는 모든 방만경영 사례가 총집합해 있어 모럴 해저드의 종결자로 불릴만하다”면서 “낙하산 인사 금지, 사무실 지방 이전 등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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