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복귀 암시에 갑론을박 커져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원내 행정국 앞 게시판에 총선 참패로 사퇴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총선 공약 포스터가 붙어 있다.
안주영 전문기자
안주영 전문기자
14일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이날과 전날 이틀에 걸쳐 당선인과 낙선자들에게 전화해 “조만간 만나자”, “함께 방법을 알아내자”는 취지의 말로 격려했다. 한 전 위원장의 전화를 받았다는 한 낙선자는 “한 전 위원장이 이제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것 같다. 이제 완전히 마음이 선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여권은 한 전 위원장이 유학설을 일축하는 등 사실상 정치 행보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해석한다. 한 전 위원장은 전날 고별사에서 “결과에 대해 충분히 실망하자. 그래서 무엇을 고쳐야 할지 알아내 고치자”라고 했고, 지난 11일 공식 사퇴 발표 기자회견에서는 “어떻게 해야 국민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 전 위원장이 당무에 복귀하려면 숙제도 적지 않다. 우선 총선 과정에서 한 전 위원장의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타격을 받았다. 무엇보다 한 전 위원장이 내세운 운동권 정치 청산,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 등이 표심을 끌어내지 못했다.
당내 ‘친한’(친한동훈) 인사가 많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친한 인사는 장동혁(충남 보령서천), 김형동(경북 안동·예천), 김예지(비례대표) 당선인 정도다.
여권의 잠룡들은 한 전 위원장의 책임론을 강조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이야 우리 당에 들어와 정권 교체도 해주고 지방선거도 대승하게 해줬지만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해준 한동훈이 무슨 염치로 이 당의 비대위원장이 된다는 것인가.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라며 “전략도 없고 메시지도 없고 오로지 철부지 정치 초년생 하나가 셀카나 찍으면서 나홀로 대권놀이나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2024-04-15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