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권위·소통’ 용산 대통령실
제왕적 이미지 지운 원형 테이블집무실 건너편 수석실 자리잡아
대통령·참모 한 공간서 함께 근무
소통 쉬운 美웨스트윙처럼 배치
참모들과 원탁회의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용산 대통령실 5층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김대기(윤 대통령 왼쪽) 대통령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들과 오찬을 함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은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대통령과 주요 참모들이 한 공간에서 함께 근무한다”면서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참모들 방에 수시로 드나들며 대화를 나누듯 윤석열 대통령도 한 공간 속에서 참모들과 격의 없이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원탁 테이블이 격의 없고 치열한 국정 논의의 장이 되리라는 얘기다.
윤 대통령은 취임식 직후 집무실에서 ‘1호 결재’를 한 뒤 참모들과 함께 원탁에 둘러앉아 10여분간 환담했다. 이어 와이셔츠 차림에 오찬으로 전복죽을 먹으며 취임식과 취임사를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배석한 참모진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용현 경호처장, 이진복 정무수석을 비롯한 수석비서관 전원이다.
대통령 집무실의 원탁 테이블은 대통령의 제왕적·권위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참모진과 격의 없는 소통을 하겠다는 의지의 상징물이다. 6공 시절 군인 출신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보통 사람’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위아래 구분 없는 원탁 테이블을 들인 것이 시초다. 이어 이명박·문재인 전 대통령도 취임 직후 집무실에 원탁을 들인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집무를 보다가도 언제든 자유롭게 참모진이 있는 옆 사무실로 이동해 즉석에서 소통하고 지시할 수 있다. 미 웨스트윙 역시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 옆으로 대통령 서재와 비서실장실, 국가안보보좌관실, 대변인실, 국무회의실이 빙 돌아가며 수평으로 늘어서 있다. 오벌 오피스 안 가운데에도 대통령과 참모들이 수시로 앉아 회의하는 테이블과 소파가 자리한다. 대통령실 측은 본집무실로 쓰일 2층의 공사가 다음달 마무리되면 5층 집무실은 보조 집무실로 사용할 예정이다.
기존 청와대의 경우 본관 집무실과 비서동(여민관)은 약 500m 떨어져 있어 실시간 보고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문 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여민1관 3층에 집무실을 마련, 주로 이곳에서 일했다.
2022-05-11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