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서 공개 비판
“참상 알고도 아무것도 못하는 정치인과소극적인 정부의 한심함에 역겨움 느껴”
“유엔군, 왜 이 나라 위해 싸웠는지 후회할 것”
여권법 위반 처벌 방침엔 “원망하지 않아”
국회의원 300명 중 50명 참석…좌석 텅
타국과 달리 단 한 차례 기립 박수도 없어
러 “한국은 우크라 사태에 무관심” 선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각 정당 대표등과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2022. 4. 11 정연호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각 정당 대표등과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2022. 4. 11 정연호 기자
15일 ‘육군 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을 통해 입수한 입장문에서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 국제여단에 입대한 한국인 A씨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 우리나라 국회의원 300명 중 50여명만 참여한 사실을 보고 한국인이란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 11일 국회 도서관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이 있었다. 미국·영국·일본 등에서 열린 연설과 달리 기립박수는 한 차례도 없었고, 의원도 50여명만 참석해 좌석 상당수가 비어있는 모습이 연출됐다.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은 러시아에서 ‘한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무관심하다’는 선전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포격 소리에 아들 먼저 몸으로 감싼 우크라 ‘모정’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23일(현지시간) 길 가던 여성이 포격 소리에 놀라 아들을 몸으로 감싼 채 땅에 엎드려 있다. 러시아군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포위한 채 투항을 요구하며 집중 공격을 퍼붓고 있다. 2022.3.24 마리우폴 로이터 연합뉴스
소녀는 끝내
구급대원인 올렉산드르 코노발로프가 27일 일요일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 시립병원에 도착한 뒤 주택가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다친 소녀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있다. 소녀의 아버지가 간절히 기도했지만 소녀는 끝내 목숨을 잃었다. AP 연합뉴스 2022.2.27
A씨가 육대전에 보내온 우크라이나군측 감사장. ‘육군 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제공
우크라에 이런 모욕을 줬느냐”A씨는 “자유세계 국가 중 어느 나라가 우크라이나에 이런 모욕을 줬느냐”면서 “소수지만 제 의용군 동료들도 한국 정치인들의 행동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많은 나라에 도움을 받았던 나라가 적이 무섭고 경제가 악화할까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한반도에 묻힌 수많은 유엔군이 왜 이런 나라를 위해 싸웠는지 후회할 것 같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A씨는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만의 전쟁이 아니다”라면서 “자유세계의 일원이자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권위주의 세계와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우크라이나 입국자들을 여권법 위반으로 처벌하겠다고 한 점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저를 처벌해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라면서 “하지만 이 참상을 알고도 아무것도 못 하는 정치인들과 소극적인 정부의 한심함에 역겨움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달 27일에도 육대전을 통해 국제여단 입대 이유를 밝히는 입장문을 게시하기도 했다.
러시아 침공 대비 훈련하는 우크라 정부군과 의용군
2022년 1월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한 공원에서 정부군과 의용군이 러시아군 침공에 대비해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6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 의용군 국제군단에 지원한 외국인은 2만 명에 달한다. 분문과 직접 관련 없음. 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화상연설을 하고있다. 2022. 4. 11 정연호 기자
러군 ‘부차 학살’ 맹비난 연설하는 젤렌스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 영상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 점령자들이 수복된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수미 지역에서 저지른 일들은 80년 전 나치 점령 이후 볼 수 없었던 것”이라며 부차에서 러시아군이 자행한 전쟁 범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 제공 영상 캡처 2022-04-05 AP 연합뉴스
국제사회가 많은 도움…도와 달라”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회 화상연설에서 한국전쟁을 거론했다.
그는 이날 국회 연설에서 “우리는 20세기에 이런 파괴를 많이 봤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1950년대에 전쟁을 한 번 겪었고, 수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하지만 한국은 이겨냈다. 그때는 국제사회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부에서도 도움을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하지만 우리는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살아남고, 이기려면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며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무기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배, 러시아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군사 장비가 한국에 있다”면서 “저희가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대한민국에서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약 17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자국을 침공한 러시아의 무자비함과 전쟁의 참상을 전달하며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했다.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으로 주먹을 쥐고 책상을 가볍게 내리치는 등 제스처도 함께였다. 그가 연설 막바지에 공개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영상은 장내를 더욱 숙연케 했다.
이날 연설에는 이광재 국회 외통위원장,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포함해 약 50여 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국회 도서관 대강당 곳곳이 비어 있는 모습이 카메라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다른 나라 연설과 달리 기립박수는 한 차례도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정의당 여영국 대표를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화상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각 정당 대표등과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2022. 4. 11 정연호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일본 국회에서 화상 연설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 후 기립박수를 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의 모습. 교도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각) 캐나다 수도 오타와의 의사당에서 의원들과 초청 인사들이 대형 모니터 화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화상 연설을 하기 위해 등장하자 기립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스페인 의원들이 5일(현지시각) 수도 마드리드 의사당에서 화상 연설에 나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화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일제히 박수를 보내고 있다.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키이우 전격 방문한 존슨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시내를 걷고 있다. 존슨 총리는 러시아와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21세기 들어 가장 위대한 군사적 위업을 이뤘다”고 칭송하고 군사적?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 존슨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사전에 공개되지 않은 ‘깜짝 방문’이었다. 2022.4.10 키이우 로이터 연합뉴스
18면 의원들 기립박수
8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화면 속)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을 들은 의원들이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치고 있다.
런던 AP 연합뉴스
런던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