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적 의미 아니냐” 당 안팎 비판
홍준표 “유치해” 유승민 “품격 떨어진다”민주당 “尹의 정치 비전은 절대왕정인가”
尹 “지지자가 써줘→물티슈로 못 지워”
오락가락 해명, 알고 보니 3·4차 때도 ‘王’
“홍판표→홍준표 역술인이 작명” 역공도
3·4·5차 토론회서 포착된 ‘손바닥 王’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경선 후보 TV토론회 참석 당시 손바닥 한가운데에 왕(王) 자를 그려 놓았던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다. 왼쪽 사진부터 3차, 4차, 5차 토론회 모습. 윤 후보 측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지자들이 토론이 있을 때마다 응원한다는 뜻으로 적어 준 것이라고 밝혔다.
채널A·MBC·MBN 캡처
채널A·MBC·MBN 캡처
당내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을 시켜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허무맹랑한 소문 하나로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다”면서 “부적 선거는 포기하길 바란다. 정치의 격을 떨어트리는 유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미신을 믿는 후보, 끝없는 의혹에 휩싸인 후보, 걸핏하면 막말로 보수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후보로 본선에서 이길 수 있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여권에서도 비난이 이어졌다. 민주당 이소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현대 사회의 정치인이 맞냐. 윤 후보의 정치 비전은 절대 왕정인가”라며 “우리 국민은 무능한 지도자가 미신과 주술에 의존해 정치적 결단을 내렸을 때 어떤 위기를 겪었는지 기억한다”고 했다.
맹폭이 이어지자 윤 전 총장은 주술적 의미는 억측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오락가락 해명’으로 의문만 키웠다. 부적 논란이 불거지자 캠프는 지난 2일 “연세가 있는 동네 여성 주민이 ‘토론회 잘하라’는 격려 차원에서 적어 준 것”이라며 “물티슈 등으로 닦았지만 지우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지난 1일 5차 TV토론회뿐만 아니라 앞선 3, 4차 토론회에서도 손바닥에 ‘왕’ 자를 새기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거짓 해명’ 논란까지 번졌다. 부적 논란에 진실성이 없다는 비판까지 겹친 것이다. 이에 윤 전 총장은 3일 직접 해명에 나서 “어릴 때부터 친척들이 부적 같은 걸 줘도 성의를 생각해서 받긴 해도 서랍에 넣어 놓고 (안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저희가 어릴 때는 시험 보러 가거나 집에서 대소사가 있을 때도 연세 드신 분들이 손에 써 줬다”면서 “자신감을 갖고 토론하라는 응원으로 생각해 토론회 때도 손을 보여 드린 것”이라고 했다. 이 또한 글자를 지우려고 노력했다는 캠프 해명과 다소 맞지 않는 설명이다.
한편 윤석열 캠프 김기흥 수석부대변인은 “원래 ‘홍판표’였던 홍 후보의 현재 이름은 역술인이 지어 준 것이라는 걸 홍 후보는 잊었는가”라며 홍 의원에게 역공을 취하기도 했다.
2021-10-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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