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7일 수행원 없이 직접 방문
尹, 먼저 방문 요청…방진복 입고 반도체 ‘열공’“이게 바이든이 든 웨이퍼인가?” 질문 쏟아내
3시간가량 반도체 생산시설 꼼꼼히 돌아봐
3월 사퇴 후 국내 주요 산업 접촉은 처음
尹, 잠행 중 ‘내공 쌓기’ 대선수업 한창
‘윤석열 지지’ 반문 포럼 33인… 21일 출범
윤석열,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방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방문해 반도체 물리학자인 고(故) 강대원 박사 흉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사퇴한 뒤 국내 주요 산업분야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5.19 독자 제공 뉴스1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사퇴한 뒤 국내 주요 산업분야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5.19 독자 제공 뉴스1
“나노 반도체 시대 뒤떨어진 장비 같다”
윤석열, 신형 장비 교체 비용 등 묻기도윤 전 총장은 지난 17일 오후 수행원 없이 연구소를 방문해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정덕균 석좌교수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인 이종호 교수 안내로 3시간가량 시설을 견학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는 1988년 설립 이후 30여년 동안 국내 반도체 연구 개발 인력인 석박사 1500명 이상을 배출해 온 ‘반도체 싱크탱크’로 불린다.
지난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간담회를 열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반도체 인력 양성 계획을 밝힌 곳이기도 하다.
윤 전 총장은 연구소를 둘러보는 동안 학계 권위자인 두 교수에게 수십 가지 질문을 쏟아냈다고 한다.
그의 궁금증은 “실리콘 웨이퍼와 기판은 어떻게 다른가”, “포토레지스터에서 레지스터는 무슨 뜻인가” 등 반도체 생산 기술과 관련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은 연구소 내 반도체 생산 시설인 팹(Fab) 투어를 먼저 요청해 방진복을 착용하고 30분 넘게 장비를 살펴보는 열의를 보였다.
특히 팹에 있는 일부 장비를 가리켜 “나노 반도체 시대에 크게 뒤떨어진 노후 장비들 같다”며 신형 장비 교체 비용 등에 대해 질문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1.5.19
윤석열 측 제공
윤석열 측 제공
반도체 연구자 선구자 흉상 앞서 촬영도윤 전 총장은 반도체 연구 인력 양성에도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대화 도중 교수들과 “중국은 반도체 인력 양성이 우리보다 다섯 배 많다는데요?” “어떻게 아셨습니까” “책에서 읽었습니다”라는 등의 문답을 주고받았다.
그러면서 “앞으로 필요한 정책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교수들에게 당부했다.
윤 전 총장은 연구실에 있던 웨이퍼를 가리키며 “이것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반도체 회의에서 들어 보인 것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반도체 연구의 선구자인 고(故) 강대원 박사의 흉상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등 내내 호기심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는 게 연구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 교수는 일부 언론에 “윤 전 총장이 반도체에 대한 기술적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소를 방문한 것”이라면서 “자연과학에 대해서도 상당히 잘 알고 있고 캐치(습득)도 빨라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반도체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고 미리 반도체 분야를 많이 공부하고 온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연구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만성적인 인력난 해소를 당부했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방문해 반도체 물리학자인 고(故) 강대원 박사 흉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1.5.19
윤석열 측 제공
윤석열 측 제공
“尹, 6월까진 정치 행보 않고 국정 공부”
이날 만남에서 반도체 업계가 강하게 요구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얘기는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전 총장 측 지인은 “본인이 그동안 검사였을 때와 자연인이 됐을 때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무래도 조금 달라지는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면서 “그런 맥락에서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도 인식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사퇴 후 잠행 중인 윤 전 총장은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비공개로 교류하며 물밑 ‘대선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에 이어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 등을 차례로 만나 노동, 외교·안보, 경제 분야와 관련한 대화를 나눴다.
윤 전 총장의 한 지인은 “아무리 일러도 6월말까지는 정치 행보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금은 국정 운영에 필요한 공부를 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14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내년 대선의 유력 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한 서적들이 진열돼 있다. 책 ‘윤석열의 진심’은 충암고 동창인 이경욱 전 연합뉴스 기자가 지난해 9월 윤 전 총장을 만나 3시간가량 나눈 대화 내용을 담았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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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서울신문 DB
진중권, 창립 토론회 기조발제한편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전문가 포럼이 오는 21일 발족된다. 포럼이 개최하는 창립 기념 토론회에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윤 전 총장의 은사인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가 강연에 나선다.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공정과 상식)의 상임대표를 맡은 정용상 동국대 법학과 명예교수는 이날 “무너진 공정과 상식, 법치를 바로 세워 정상적인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각 분야 교수와 전문가 33명이 모여 포럼을 발족한다”면서 “반듯한 대한민국을 이루기 위해 훌륭한 지도자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모임을 출범했다”고 밝혔다. 1919년 민족 대표 33명이 3·1 독립선언에 참여한 것을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포럼을 반문(문재인) 포럼으로 규정하는 분위기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법과대학학장협의회장을 지낸 정 교수는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전 총장과 공석에서 몇 차례 만나며 인연이 있다고 밝혔다. 또 윤 전 총장의 서울대 은사인 송 교수가 협의회장으로 있을 때 사무총장을 지냈다.
정 교수는 “지금도 윤 전 총장과는 연락을 하고 있고 포럼 발족에 대해서도 알렸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 측은 언론에 “전문가 지지 그룹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윤 전 총장과 직접 관련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포럼은 출범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 기조발제는 진 전 교수가 맡고 토론은 김민전 경희대 교수와 김태규 변호사가 한다. 송 교수는 ‘국제질서의 변동과 우리의 과제’란 주제로 강연한다.
정 교수는 “이 포럼은 공정과 상식이 통하고 바로서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것이 제1목적으로 윤 전 총장의 대권 과정에서 백그라운드 역할에 중점을 둔 것은 아니다”라면서 “내년 3월 대선까지는 포럼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진 전 교수는 SNS에서 “어느 모임에서 공정을 주제로 발제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수락한 것뿐”이라면서 “제 발제를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포럼 발기인으로는 김종욱 전 한국체육대학교 총장과 박상진 국악학원 이사장, 황희만 전 MBC 사장, 김탁 고려대 의대 교수, 윤정현 범사련 공동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서울 여의도 정치문화 플랫폼 카페 ‘하우스’에서 국민의힘 황보승희,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 공동 주최로 열린 국민미래포럼 세미나에서 ‘탈진실의 시대’를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2020.11.20
연합뉴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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