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간 유권자 눈만 가린 吳·安 ‘여론조사 기싸움’

17일간 유권자 눈만 가린 吳·安 ‘여론조사 기싸움’

이근홍 기자
입력 2021-03-21 17:50
수정 2021-03-2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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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한 여론조사 협상에 野후보 정책대결 실종
내부 경선서도 당원 배제하며 정당정치 근간 흔들
“책임정치 방기하는 정당들, 이러니 후진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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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2021.3.19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2021.3.19 뉴스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가 여전히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덮은 모양새다. ‘경선 승리가 곧 본선 승리’라는 때 이른 낙관론에 빠져 양측이 여론조사 기싸움에 사활을 건 사이 선거의 중심에 있어야 할 정책 경쟁은 정작 뒷전으로 밀렸다.

지난 4일 오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뒤 본격화한 단일화 협상은 보름을 훌쩍 넘긴 21일에야 정리됐다. 이념도 정체성도 다른 두 정당이 오로지 선거 승리를 위해 물리적 결합을 하려다 보니 장기간의 협상을 끌면서 정치 발전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여론조사 항목 주고받기’에만 집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측은 협상 기간 내내 여론조사에 무선전화를 포함할지 말지, 여론조사 문구에 후보 경쟁력과 적합도 중 어느 것을 담을지 등을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지난 19일 두 후보가 통 큰 면보를 보이겠다며 번갈아 여론조사 항목에 대한 ‘양보 경쟁’을 벌인 건 정책 경쟁을 기대했던 유권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긴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이번 재보선이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로 평가받던 두 후보의 정치 희화화 장으로 변질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서울시민을 황당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에 시선이 쏠리면서 각 정당이 후보를 내 정상적으로 경쟁을 하는 정당 정치의 근간도 흔들렸다. 특히 국민의힘이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내부 단일화 단계에서조차 100% 여론조사를 택한 건 당을 지탱하고 있는 당원들을 무시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재원 전 의원은 “당내 경선은 그 정당의 당원에게 투표권을 주고 후보자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당원이 후보를 정하도록 해야 정강 정책에 맞는 후보자를 선정할 수 있고, 당원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본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도 “정당이 정체성이나 기준도 없이 선거 때마다 경선 룰 등을 바꾸는 건 책임정치를 방기하는 것”이라며 “서울시장이 되겠다면 서울의 미래를 위한 정책을 두고 다퉈야 하는데, 야권은 차기 대선 주도권을 위한 여론조사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러니 국민이 우리 정치를 후진적으로 여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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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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