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전략연구원 포럼서 전문가들 입 모아
박원곤 한동대 교수(왼쪽 두 번째)가 5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미 대선 이후 한반도,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란 주제로 연린 전파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1.5. 연합뉴스
미국 대선에서 예상대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내년 3월 한미 연합훈련을 계기로 북한이 도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제2회 전파(前派)포럼 ‘미 대선 이후 한반도,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가 정책을 리뷰하는 동안 미국은 ‘선의의 무시’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면서 내년 3월에 진행될 한미 연합훈련이 한반도정세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 3월 훈련은 올해 8월보다는 수위가 높은 군사 연습이 될 것 같고, 북한이 가만히 있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우려했다.
바이든 정부가 북한과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기 어려울 시기에 이뤄질 한미 연합훈련이 북한 도발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은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미사일 발사 등 도발로 기선제압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해 온 한미 연합훈련까지 겹치는 상황이어서 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포럼에 참석한 다른 전문가들도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다면 내년 상반기까지 상황 관리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범철 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안보 인사에 대한 청문회 등을 거친 뒤 일러야 내년 7월은 돼야 북한과 접촉할 수 있다며 “북한이 내년 상반기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도 “ICBM과 관련한 북한의 셈법이 복잡할 것”이라며 성능 확인을 위해서라도 시험 발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발사 이유는 충분한데, 시간을 언제로 잡을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