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乙 위한 사회 만들겠다’던 與만 빼고 이스타 노동자들에 힘 보탠 정치권

‘乙 위한 사회 만들겠다’던 與만 빼고 이스타 노동자들에 힘 보탠 정치권

입력 2020-10-27 22:34
수정 2020-10-28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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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스타 노조와 연대 이어
정의당도 단식투쟁 동참 공론화 노력
이상직 몸담았던 민주당 침묵 일관
일각 “乙도 취사선택하나”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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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김종철(오른쪽) 대표가 27일 취임 후 처음으로 민주노총을 방문해 김재하 비상대책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철회’ 가슴 자보를 매고 하루 동조 단식을 함께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의당 김종철(오른쪽) 대표가 27일 취임 후 처음으로 민주노총을 방문해 김재하 비상대책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철회’ 가슴 자보를 매고 하루 동조 단식을 함께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노동자 615명이 대량 해고된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사태와 관련해 조종사노동조합이 27일로 14일째 국회 앞에서 무기한 단식투쟁을 이어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연대를 선언한 데 이어 정의당도 이날 단식투쟁에 동참하며 공론화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정작 이스타항공 창업자인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을’을 위한 사회를 만들겠다며 집권한 여당이 을을 취사선택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이스타노조 단식 농성장을 격려 방문했다. 김 수석은 통화에서 “경영주의 비도덕성으로 인해 부당하게 해고당한 노동자의 심정을 위로하고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과거와 달리 국민의힘이 적극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 26일에는 같은 당 허은아 의원이 농성장을 방문했다가 ‘철거 계고장’이 발송된 것을 발견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비판 글을 올렸다. 서울 영등포구청 측은 노조에 “문재인 대통령 국회 방문에 맞춰 27일 오전까지 농성장을 철거하라”고 통지했다가 논란이 되자 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당내 노동개혁 특위에서도 이스타 사태를 다룰 예정이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이날 하루 동안 동조 단식으로 투쟁에 동참했다. 김 대표는 통화에서 “노동자들이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니다”라며 “정부가 조금만 지원해 주고 코로나19 위기가 지나가면 이스타항공도 괜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심상정 의원도 박이삼 노조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경영 정상화 확답을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아 내겠다”며 문제 해결 의지를 보였다. 지난 22일에는 정의당 지도부의 대표단 회의를 농성장에서 열었다.

반면 민주당은 이스타 사태로 탈당한 이 의원을 의식한 듯 유독 이 문제에 침묵하고 있다. 이스타 노조는 민주당에 문제 해결을 위한 질의서 등을 수차례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부·여당 차원에서) 더이상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만 토로했다.

특히 ‘을 지킴이’ 활동을 하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이날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인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 농성장을 방문한 후 바로 옆 이스타항공 단식 농성장은 외면한 채 지나는 모습이 취재진에게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20-10-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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