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폭로’ 이수진 판사 사실상 수락
범죄심리전문가 이수정 교수 “고민 중”김예원 장애인 인권 변호사는 영입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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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지난해 9월 ‘사법농단’을 세상에 알린 이탄희(42) 변호사를 영입하려 했지만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장애인 인권 진전에 노력해 온 김예원(38) 변호사와 영국 BBC 선정 ‘올해의 여성 100인’에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범죄심리전문가 이수정(56) 경기대 교수의 영입도 시도했다. 김 변호사는 거절했고, 이 교수는 고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세 분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영입 제안 취지와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인 2017년 2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기획2심의관으로 발령받은 직후 알게 된 ‘판사 뒷조사 파일’의 존재에 반발해 사표를 쓰면서 ‘사법농단’을 수면 위로 끌어낸 인물이다. 당시 수리되지 않은 사표를 지난해 2월 다시 던진 이 변호사는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에서 국회의 역할을 강조해 왔다.
민주당은 양 대법원장 시절 강제징용 사건 판결이 지연된 의혹이 있다고 폭로한 이수진(50) 수원지법 부장판사에게도 영입을 제안했고, 이 판사는 사실상 수락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상징적인 인물을 영입해 ‘검찰개혁’에 이어 ‘사법개혁’ 의지를 드러내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김 변호사는 민주당 외에 다른 당으로부터도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정치권의 러브콜은 모두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각장애인인 그는 최근 7년간의 법정 투쟁 끝에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도로교통법을 바꾼 이야기가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이 교수는 ‘여성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염두에 둔 인재 영입으로 보인다. 영국 BBC는 이 교수를 ‘올해의 여성 100인’으로 선정하며 “스토킹 방지법 도입을 도우며 법률 시스템에 도전하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아동청소년 성폭력 문제 해결도 강조해 왔다. 이 교수는 “제안이 들어온 것은 맞다. 금방 답을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고민 중”이라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20-01-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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