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대표’ 통과될까
패스트트랙 지정 선포하는 심상정 위원장
30일 새벽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정치개혁특위 전체회의에서 심상정 위원장이 선거제 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의결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5당 의원정수 증원 타협 가능성도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가 지난달 30일 우여곡절 끝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가운데 선거법이 최장 330일 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 실제 내년 4월 총선부터 적용될 수 있을지를 놓고 정치권에서 온갖 관측이 난무하고 있다.
무엇보다 새로운 선거법은 현행 253개의 지역구를 225개로 줄여야 하는 만큼 현재의 지역구 의원이 과연 ‘제살깎기’나 다름없는 선거제에 순순히 찬성표를 던질지가 관심사다. 28개의 지역구를 줄이기 위해 선거구획정을 하다 보면 지역구 의원 50~60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본회의 표결에서 반란표를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자유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1일 “의원회관 목욕탕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의원을 만나면 하나같이 안 될 것이라고 말한다”며 “선거제는 민주당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 대통령 지지율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선거법은 기명 투표라 반란표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합의에 선거법을 가장 먼저 표결하고 그다음 나머지 법을 처리하기로 순서를 정한 것도 선거법 부결을 막는 안전장치로 꼽힌다.
지역구 의원의 반발에 현재 300석인 의원정수를 늘리는 쪽으로 여야 5당이 막판 타협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은 의원정수를 300석으로 고정했지만 여야 논의 과정에서 얼마든지 변경이 가능하다.
실제 지난해 12월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의원정수 10% 이내 확대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에 합의한 바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의원정수를 늘리는 걸 싫어할 정치인이 누가 있겠느냐”며 “하지만 국민여론이 의원수 증가에 반대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2019-05-02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