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북·미 ‘하노이 공동선언’ 비핵화·경제 주고받는다

[뉴스 분석] 북·미 ‘하노이 공동선언’ 비핵화·경제 주고받는다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9-02-10 23:16
수정 2019-02-11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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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담판서 초안 윤곽… 북·미 2차 정상회담 의제는

영변 핵시설 폐기·포괄적 신고 등 협의
상응조치로 北경제 로드맵 논의 가능성
文대통령·트럼프 조만간 전화통화 논의
양측, 내주 아시아 제3국에서 후속 협상

2차 북·미 정상회담이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것으로 확정되고 지난 6~8일 평양에서 첫 북·미 실무협상이 끝남에 따라 ‘하노이 북·미 정상 공동선언’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 일부 핵리스트 신고와 종전선언, 일부 제재 면제 등 상응 조치가 담길지, 나아가 북한의 경제발전 청사진이 언급될지 등이 주목된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정책특별대표는 평양 실무협상에서 2주 앞으로 다가온 하노이 공동선언의 초안을 협의한 것으로 10일 전해졌다. 여기에 대략적인 상응 조치가 담겼을 것으로 관측된다. 비건 대표가 평양에 머문 55시간과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뭘 주고받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협상이라기보다는 북한과 미국의 구체적 입장을, 서로가 뭘 요구하고 있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빠짐없이 터놓고 얘기하는 유익한 기회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한·미 정상은 조만간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준비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의 전화통화는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미가 6·12 공동선언에서 합의한 새로운 관계 수립, 평화체제 정착,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서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열거했을 것”이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 전까지 각자 조치를 언제 어떻게 취할 건지 배열하는 로드맵 작성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비건 대표와 김 대표는 오는 17일 시작되는 주에 아시아의 제3국에서 후속 협상을 열어 하노이 선언의 최종 문안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장소는 하노이가 유력해 보인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비건 대표가 언급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포괄적 신고가 쟁점이 될 것”이라며 “북한은 영변 핵시설 동결·폐기까지만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 공동선언에 영변 핵시설 동결·폐기와 사찰을 명시하되 포괄적 신고 문제는 2차 정상회담 이후에 논의하기로 하는 선에서 합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 실장은 “미국이 비핵화 조치 이전에 대북 제재 완화는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기에 비핵화 조치가 일정 정도 달성될 때 대북 제재를 완화한다는 조건을 단 합의까지는 이룰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어 “다만 미국이 대북 제재 완화 전까지 비핵화가 진행된다는 조건하에서 한·미 군사훈련의 전면 중단, 북·미 또는 남·북·미·중 종전선언 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 경제발전 로드맵이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를 하노이라고 밝히며 북한이 ‘위대한 경제 강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건군절에 군의 경제 건설 참여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9-02-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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