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모독’ 파문 지속…한국당 의원 제명에 퇴출 요구까지 나와

‘5·18모독’ 파문 지속…한국당 의원 제명에 퇴출 요구까지 나와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2-10 15:55
수정 2019-02-10 15:5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민주·바른미래·평화·정의 ‘공동전선’…“김진태·이종명·김순례 제명”민주, 한국당이 응분조처 않으면 “야 3당과 함께 국민적 퇴출운동” 언급한국당 지도부 ‘거리두기’ 속 내부 비판도…김진태 “왜 난리인가”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망언’ 파문이 지속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3당은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한 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나란히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도 동참할 것으로 알려져 ‘5·18 망언’을 고리로 여야 4당의 급속한 공조 틀이 짜이고 있다.

헌법상 의원직 제명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특히, 한국당 지도부가 이들 문제 의원에 응분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야 3당과 손잡고 “국민적 퇴출운동을 전개하겠다”고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10일 긴급기자회견에서 “지난 8일 한국당이 국회에서 5·18 공청회를 했는데 귀를 의심할 만큼 심각한 범죄적 망언들이 쏟아져 나왔다”며 “망언한 의원들에 대해 한국당은 즉각적인 출당 조치로 법률을 존중하는 정당임을 증명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범죄적 망언을 한 한국당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해 가장 강력한 징계 조치(제명)를 취하도록 하겠다”며 “한국당이 만약 응분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한국당을 제외한 야 3당과 이들 의원에 대한 국민적 퇴출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도 했다.

김민기 제1정책조정위원장은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 의원 등이 주최한 5·18 공청회는 최소한의 정치적 금도마저 저버린 최악의 난장판이었다”며 “이들에 대한 의원직 제명과 국회법 절차에 따른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민주화 왜곡 시도에 쐐기를 박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국민과 5·18 영령에 대해 석고대죄하고 즉각 그들 세 의원을 출당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경민 제6정책조정위원장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은 국민과 역사에 대한 테러”라며 “5·18 유공자를 괴물이라고 했는데 누가 괴물인지 알 수 없다. 한국당은 정치적,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괴물 3인방’이라고 지칭하며 의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나라고 몰아세웠다.

호남에 정치 기반을 둔 민주평화당은 휴일인 이날 아침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정동영 대표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정면 부정하고 짓밟는 만행이 자행됐다.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5·18 정신을 짓밟은 것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당은 당내 ‘한국당 5·18 망언 대책 특별위원회’를 꾸려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국회 윤리위 제소는 물론 법적 조치에도 나서기로 했다.

김정현 대변인은 긴급 최고위 후 브리핑에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키로 했다”며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과 함께 빠른 시일 내 제소할 예정이며 최고 징계수준인 제명 추진을 목표로 할 방침”이라고 했다.

천정배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전두환 광신자’인 지만원이 끝내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더럽혔다”며 “토론회장에 참석한 한국당 의원들도 차마 사람의 입에 담지 못한 망언을 내뱉었다. 반드시 책임져야 할 범죄적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가세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한 한국당 일부 의원들에 대한 의원직 제명 및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추진하겠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그는 “한국당에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며 이런 방침을 밝혔다.

또 정호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5·18 당시 군사독재정권이 총칼로 무고한 민간인을 학살한 테러를 자행했다면, 39년이 지난 지금 그 후예인 한국당의 망언과 왜곡, 날조로 국민들에게 정신적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한국당 지도부는 당내 일부 의원들이 주최한 행사인 만큼 당의 공식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논란을 일으킨 의원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5·18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발전의 밑거름이 된 사건”이라며 “4·19든 5·18이든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자유롭고 활발한 논쟁은 필요하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부분에 대한 의혹 제기는 곤란하다”고 적었다.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들께서 주시고 있는 마지막 시선마저도 걷어차고 싶은 것인지, 이미 역사적 단죄가 내려진 ‘5.18’을 소환해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며 “역사적 평가가 끝난 ‘5·18’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논란 당사자인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자신을 비롯해 공청회를 연 한국당 국회의원들을 징계하겠다고 나선 여야 3당을 되레 공격했다.

김 의원은 “남의 당 의원을 출당하니 제명하니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고 그분들이 저를 더 띄워주는 거라 생각한다. 엊그제 공청회 참석도 하지 않았는데 왜 이 난리인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물론 공청회를 주최한 건 맞고, 북한군 개입 여부를 제대로 밝히려 했던 것으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