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만에 돌아온 한·미 장병 유해 2구, DMZ 묻힌 1만명을 떠올렸다

68년만에 돌아온 한·미 장병 유해 2구, DMZ 묻힌 1만명을 떠올렸다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8-07-13 18:14
수정 2018-07-1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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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혁 일병 유해 고국 품으로
미확인 미군 유해는 미국 송환

6·25세대 고령화로 제보 줄어
전투지형 훼손, 유해 발굴 고충
2016년 6월 강원도 철원에서 발견된 미군 유해. 전투화 밑창 두 개가 가지런히 놓여있다.이 유해는 13일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한미 6.25 전사자 유해 상보봉환 행사’를 통해 미국 측에 전달됐다. <국방부 제공>
2016년 6월 강원도 철원에서 발견된 미군 유해. 전투화 밑창 두 개가 가지런히 놓여있다.이 유해는 13일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한미 6.25 전사자 유해 상보봉환 행사’를 통해 미국 측에 전달됐다.
<국방부 제공>
 “남북이 비무장지대(DMZ)에서 6·25 전사자 유해를 공동 발굴할 날을 기대합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13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한미 6·25 전사자 유해 상호봉환’ 행사 추모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유해 공동발굴에 대비해 우리는 국방부 유해발굴단의 전문 인력과 예산을 대폭 확충하고 상시 투입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6·25전쟁 당시 20만여 명의 한미 장병들이 이 땅을 지키기 위해서 희생하셨다. 그중 국군 12만명, 미군 8000여명은 아직 유해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남한 지역에 9만명, 북한 지역에 3만명, DMZ에 1만명의 유해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미국 측이 한국에 전한 유해는 윤경혁 일병이었다. 그는 1950년 11월 28일 북한 평안남도 개천지역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1950년 9월 국군과 유엔군은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반격작전을 개시했지만 11월 25일부터 중공군의 압박으로 철수했는데, 이 때 전사한 것으로 보인다.

 윤 일병은 미국 제1기병사단 소속 카투사로 전쟁에 참전했다. 그의 유해는 북·미가 2001년 공동으로 진행한 북한 평남 개천지역 유해발굴 작업에서 수습됐다. 윤 일병의 유해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고향인 대구 달성군의 선산에 안장된다.

 반면 향후 미국으로 돌아갈 미군 전사자 유해 한 구의 신원은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못했다. 2016년에 강원도 철원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발굴한 유해로 역시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DMZ 내 유해 발굴은 여러면에서 절실한 상황이다. 우선 거의 10년간 진행한 유해 발굴 사업을 통해 국민의 제보로 발굴할 수 있는 곳들은 대부분 발굴이 완료된 상태다. 특히 6·25 세대의 고령화로 주민 제보의 정확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유족들은 적어도 제삿날이라도 알고 싶다며 힘든 하루 하루를 견뎌내고 있다. 실제 유해 발굴에 참여하는 한 군인은 “가족의 유해를 찾고 싶다고 직접 찾아오는 분들도 있는데, 문헌을 통해 해당 전투 지역을 추적해 찾아내도 DMZ 안이어서 맥이 풀리는 경우가 있다”며 “그럴 때면 고령의 유족이 충격으로 쓰러질까 소식도 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국토 개발에 따른 지형 변화나 전투 현장의 훼손도 발굴이 힘든 요소다. 하지만 DMZ은 당시 환경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다만 DMZ 내 유해 발굴은 지뢰 등의 안전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이미 유해 발굴 시 필요할 때 전문 지뢰제거반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군단마다 유해 발굴 팀원들이 200~300명씩 있으며 군 장병들도 고고학, 인류학 등 전공 지원자들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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