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지방선거 영향 미풍일까, 강풍일까

드루킹 특검 지방선거 영향 미풍일까, 강풍일까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5-21 12:02
수정 2018-05-2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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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별 판단 제각각, 일부 지역 판세 추이 주목

드루킹 사건 특검법안이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문재인 정부 첫 특검이다.

정치권은 6·13 지방선거를 20여일 앞둔 시점의 미묘함에 주목한다.

드루킹 특검 변수와 선거전, 나아가 실제 선거 결과의 함수 관계 때문이다.

한마디로 특검 도입에 따른 각 정당의 선거 유, 불리 현실이 어떠하냐는 거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은 민심 동향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하면서도 일단 별영향이 없을 거로 본다.

민간 영역에서 발생한 온라인 댓글 범죄가 드루킹 사건의 본질이라는 판단에서다.

야당 주장처럼 ‘정권 핵심 인사, 나아가 정권이 연루된 범죄’가 아니라는 확신인 거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가 이 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있다고는 하나, 실상보다 훨씬 부풀려져 공격받고 조명받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시각이다.

민주당은 무엇보다 높은 대통령·정당 지지율, 강렬한 한반도 평화 무드가 특검 여파를 상쇄하고도 남을 거라고 기대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드루킹 사건은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이나 국정원 댓글 사건과 차이가 명확하다”며 “국민도 불법성의 차이를 인식하기 때문에 선거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내 관계자도 “대통령 지지율이 70% 중후반대이고, 당 지지율이 50%를 넘는다”며 “이것이 고스란히 유권자들의 마음이요, 표심”이라며 드루킹 특검 변수를 평가절하했다.

다만, 최대 격전지인 경남지사 선거에는 악재가 보다 분명하게 끼어든 셈이라며 지역민심 향배에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당 관계자는 “경남에서 15%포인트 차로 이길 것을 7~8%포인트 차로 이기는 정도의 미세 영향은 있을 수 있다”며 “선거는 본인에게 유리한 이슈를 갖고 움직여야 하는데, 김 후보에겐 특검이 ‘손톱 밑 가시’처럼 남아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자유한국당은 애초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면서 특검을 추진한 게 아니므로 선거 유불리 역시 따져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드루킹 특검으로 국면을 바꿔 지방선거 열세를 만회해 보겠다는 정치적 계산을 특별히 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라는 국민 요구를 관철했으므로 국민이 야당의 진정성을 평가해줄 것이라 믿는다”며 “이번 선거는 지난 대선 때와 달리 인터넷상 여론조작, 민심 왜곡 없이 치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그러나, 드루킹 특검이 몰고 올 파급력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특검 수사 개시 시기가 비록 선거 이후이지만 이미 특검이 도입되어 세칭 ‘특검 국면’에 들어선 것 자체로 야당은 포인트를 올릴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는 판단인 거다.

나아가 특검 국면과 맞물려 김경수 후보의 의혹이 한층 빈번하게, 또한 강도 높게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경남 민심이 더 자극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김 후보를 사건 몸통으로 지목하고 총공세를 펴고 있다. 경남을 넘어 지방선거 전체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섞인 시각도 존재한다.

전날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과거 드루킹을 만난 것으로 알려지자 문 대통령의 직접적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등 대여 공세를 강화할 태세를 보이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한국당은 다만, 대선 불복으로 비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보고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핵심 관계자는 “드루킹 특검 실시로 그동안 이 사건을 정치공세나 선거용 카드 정도로 여겼던 사람들도 이 사건이 실체가 있다는 정도는 알게 됐을 것”이라며 선거에 영향이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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