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기류 휩싸인 북미정상회담, 동력 되찾을까…이번주가 분수령

난기류 휩싸인 북미정상회담, 동력 되찾을까…이번주가 분수령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5-21 11:01
수정 2018-05-2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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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성과 여부·北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이행이 관건

3주가량 앞둔 북미정상회담이 ‘이견’으로 난기류에 빠진 가운데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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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한 축이 워싱턴 현지시간으로 22일 열릴 한미정상회담이라면 다른 축은 23∼25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전자는 북한이 이미 천명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북한 체제안전보장 등이 어떻게 표명되느냐가 관건이라면, 후자는 북한 비핵화 약속의 시작이라고 할 핵실험장 폐기로 ‘미래 핵’을 없앨지에 초점이 모인다.

남북정상회담으로 ‘순항’하는 듯했던 비핵화 논의는, 리비아식 비핵화 해법에 초점을 맞춘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연이은 대북 압박에 북한이 연쇄적으로 거부반응을 보이면서 난기류에 빠진 상태다.

북한이 지난주 한미합동 공군훈련인 ‘맥스 선더’ 개최를 빌미로 16일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 회담을 취소하고,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에 이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발언을 통해 한미 양국을 모두 겨냥해 강한 거부감을 쏟아냈다.

북한은 한미군사훈련 이외에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 대북전단 살포 문제, 탈북여종업원 송환 문제를 들이밀며 남북관계도 경색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을 바탕으로, 내달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 및 평화체제 구축 논의 성과물을 기대했던 한미 양국에는 일단 비상이 걸렸다.

이번 주 한미정상회담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관련 북한의 움직임을 숨죽이며 지켜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우선 한미정상회담에서는, 갑작스럽게 정색하고 나선 북한에 대응할 방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합의대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 목표를 가진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요구한 반면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간에 접점이 찾아져야 한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도보다리 담화’를 포함해 남북정상회담에서 확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진정성을 전달하는 한편 그와 관련된 북한의 우려사항인 체제 안전보장 문제 등이 조응되어야 함을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북한에 대해 리비아식 핵폐기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북미정상회담 성사에 정성을 쏟고 있는 형국이어서 한미정상회담에서 작금의 난기류를 탈출할 수 있는 ‘동력’이 확보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지 않다.

한미정상 간 논의에서는 핵탄두·핵물질·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조기 반출 등 북한의 핵심적 비핵화 조치의 조기 이행을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에 상응해 북미수교, 불가침 약속 등의 방안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한미정상회담에서 성과가 도출되지 못한다면,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난기류 정국’이 장기화할 수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21일 “지금 한국이 ‘완전한 비핵화’를 말하면 미국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로 읽고 북한은 (미국의 핵 전략자산 전개 금지를 포함하는) ‘조선반도 비핵화’로 읽고 있다”며 “한미 정상이 각각 북한의 입장을 파악한 내용을 바탕으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안전보장과 적대시 정책 철회와 관련해서도 북한의 의도를 읽고 한미가 어떻게 대응할지를 정상회담에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도,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진정성 확인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품고 있어 보인다.

국제사회에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를 폭파하고 입구를 폐쇄하겠다고 공언한 북한이, 제대로 약속을 이행한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다시 한 번 확인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걸 계기로 비핵화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2006년부터 작년까지 총 6차례 핵실험이 진행된, 북한 핵 무력의 상징적 공간이 폐기되는 장면이 주는 시각적 효과도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후폭풍이 심각할 가능성이 있다.

외신을 종합해보면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에 갱도 폭파 및 입구 폐쇄를 관찰할 전망대를 설치하고, 외국 취재단이 이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원주-길주 간 철로 보수 공사를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 교수는 “검증이 안 된다는 비판이 있긴 하지만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다면 그것이 비핵화 조치의 일환임은 분명하다”며 “만약 핵실험장 폐기를 약속해 놓고 하지 않는다면 미국 내에서 비판 여론이 높아질 수 있고 그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 기류로 선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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