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선언 후 첫 호남 민심 구애
일부 “호남당 벗고 힘 합쳐 발전”安·劉 “최저임금 강행 아마추어”
文정부 정책에 선긋고 민생 강조
통합을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왼쪽)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23일 광주 서구 양동 소상공인진흥공단 광주남부센터에서 민생 현안 간담회를 함께 열고 ‘민생’, ‘경제’ 현안이 담긴 건의서를 손에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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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표는 이날 오전 양당 의원 모임 국민통합포럼의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데 이어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안 대표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강행하다 보니 벌써 지난해 말부터 일자리가 오히려 줄고 어려운 분의 형편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최저임금과 민생 이슈를 부각했다.
유 대표도 “(문재인 정부가) 국정의 중요한 분야에서 준비되지 않은 아마추어 정부임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면서 “통합신당이 출발하는 데 꼭 명심할 것은 어려운 분들의 먹고사는 문제만큼은 해결하는 신당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통합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국회에서 아주 중요한 ‘캐스팅보터’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최저임금이든 근로시간 단축 문제든 바로 입법에 반영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 추진에 대한 호남 민심 이반을 의식한 듯 진정성을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를 위해서 오히려 호남을 고립시키려 한다면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방선거 인물난 등) 어려운 상황이지만 진정성으로 주민들에게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제대로 된 개혁을 하나씩 일관되게 행동으로 보여 드린다면 언젠가는 국민께서 저희에게 마음을 열어주실 날이 오리라 믿는다”고 했다.
실제 적지 않은 광주 시민들은 ‘배신감’을 호소했다. 양동시장에서 만난 정찬호(55)씨는 “안철수를 밀어줬는데 이렇게 당을 쪼개니 배신감이 든다”라며 “신당 창당한다는 사람도 뚜렷한 비전이 없다”고 혹평했다. 자영업자 이재경(59)씨도 “호남은 배신을 싫어한다”면서 “안 대표가 호남을 잘못 본 것 같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보수 야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남 민심의 이반은 여론조사로도 나타난다. 한국갤럽의 지난 16~18일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당은 4%로 2주 연속 창당 이래 최저치 지지율을 기록했다. 오히려 바른정당은 탈당 러시 사태에도 대구·경북, 부산 등의 지지율이 오르며 8%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민들도 있었다. 광주역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성범(48)씨는 “장사하는 사람이라 잘 모르지만 호남당으로만 있다 보니 지지율이 생길 수가 없다”면서 “보수든 진보든 잘 힘을 합쳐서 지역 발전에 도움되는 당이라면 왜 지지를 안 하겠느냐”고 말했다.
광주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8-01-24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