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한다지만 ‘남북관계 이질성’ 드러낸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한다지만 ‘남북관계 이질성’ 드러낸 국민의당·바른정당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18-01-02 18:00
수정 2018-01-03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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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北 신년사 남북 이간질” 국민의당 “남북 터닝포인트 기대”

개성공단 전면중단 놓고도 이견

통합을 추진 중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놓고 뚜렷한 입장 차를 보였다. 남북 관계에 대한 양당의 이질적인 정체성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바른정당 유승민(오른쪽 두 번째)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바른정당 유승민(오른쪽 두 번째)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2일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핵무기를 완성하기 위한 시간 끌기용 제스처”라며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한·미 간을 이간질해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무너뜨리려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공개 발언의 상당 부분을 남북 관계에 할애한 유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서도 “지금의 안보위기 대책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고 혹평했다. 바른정당은 전날 대변인 논평에서도 “새해 첫 아침 북한의 대화 제의는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평가절하했다.
국민의당 안철수(가운데)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시무식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국민의당 안철수(가운데)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시무식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반면 국민의당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국민의당은 공식 논평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언급하면서도 “경색되었던 남북 관계의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정부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강온을 오갔다. 전날 논평에서 “우리 정부가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 보여진다”며 정부의 대북 조치를 칭찬했지만, 하루 뒤 논평에서는 “평창올림픽 참가라는 일회성 긴장 완화 조치에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대선에서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놓고 첨예한 시각차를 보였던 양당은 최근 개성공단 전면 중단에 대한 통일부 정책혁신위의 발표를 두고도 이견을 보였다. 국민의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방적인 구두 지시로 결정된 것은 문제점이 수두룩한 졸속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바른정당은 “당시 개성공단 폐쇄는 적절한 조치”라고 편을 들었다.

통합 반대파는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반대파 의원들이 구성한 국민의당지키기 운동본부는 이날 “안 대표의 냉전적 태도는 당의 강령에 밝혀놓은 햇볕정책의 기본 정신에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한다”면서 “오히려 안 대표의 생각은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의 입장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성토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대북 정책에서 대화와 타협이 아닌 강경 반대만 하는 보수세력과 우리 당의 정체성은 이렇게 다르다”면서 “정체성과 가치관이 다른 정당과의 통합은 경우가 다르다. 보수대야합의 길은 실패한다”고 밝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8-01-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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