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시점부터 노동권 조항까지… 정초부터 날 세운 여야

개헌 시점부터 노동권 조항까지… 정초부터 날 세운 여야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18-01-02 18:00
수정 2018-01-03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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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개헌 반대 세력 심판 우려…6월 지방선거 동시 실시에 ‘촉각’

우원식 “국민의 뜻 따라야” 압박…이달 중 여야 협의 불투명해져
국민 “특위 자문안, 現 헌법 배치”
자유한국당 홍준표(오른쪽 두 번째)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새해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자유한국당 홍준표(오른쪽 두 번째)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새해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여야가 새해 초부터 헌법 개정을 놓고 힘겨루기를 벌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다음달 말까지 국회 주도의 개헌안 마련을 위해 속도를 내자고 야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의 자문위원회가 만든 개헌 자문안이 좌편향적이라고 반발했다. 이 때문에 개헌안 마련을 위해 이달 중 개최 예정인 여야 협의도 불투명하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오른쪽 두 번째)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오른쪽 두 번째)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민주당은 올해 목표를 개헌과 지방선거 승리로 잡았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2018년은 개헌의 시간이다. 각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이 개헌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며 “국회가 최선을 다해 개헌안을 만들고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이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도 지난 1일 “2018년은 주권재민을 담아서 사회적 합의가 된 개헌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하며 개헌에 부정적인 한국당을 압박했다.
바른정당 유승민(오른쪽 두 번째)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바른정당 유승민(오른쪽 두 번째)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처럼 민주당이 개헌에 적극적인 데는 여론이 개헌과 지방선거 동시투표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29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 포인트)에서 응답자의 44.7%는 오는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치러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당 안철수(가운데)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시무식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국민의당 안철수(가운데)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시무식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개헌과 지방선거 동시투표에 긍정적인 국민이 많아 이번 지방선거가 개헌 반대 세력에 대한 심판으로 치러질 수 있다는 점은 한국당이 가장 우려하는 선거 구도다. 때문에 개헌의 최대 쟁점은 권력구조나 기본권 등 개헌에 담길 세부적인 내용보다 개헌의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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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3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9일 개헌특위 활동을 올해 6월까지 연장하는 대신 ‘2월 중 개헌안 마련을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와 관련해 이달 중에 추가로 합의하기로 했지만 협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개헌특위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를 통합해 운영하기로 하면서 일단 특위 구성부터 다시 해야 하지만 한국당이 협의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을 개연성이 높다.

특히 개헌특위 자문위가 만든 헌법 개정안 자문안에 현행 헌법 전문에 있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삭제하고 ‘자유롭고 평등한 민주사회 실현’으로 고치고 ‘노동자를 고용할 때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기간의 정함이 없이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수야당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다. 다만 자문위의 자문안은 보수·진보 성향의 자문위원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린 상태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최종 합의안은 아니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자문안에 대해 “이 정권(문재인 정부)이 왜 이토록 국민 개헌을 걷어차고 졸속 개헌을 추진하려는 것인지 그 의도가 드러났다”면서 “분권 개헌이라는 가면을 쓰고 뒤로는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려는 의도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이행자 대변인도 “초안은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는 현행 헌법의 내용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개헌특위 관계자는 “참고는 할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개헌안은 여야 합의로 만들어지는 건데 마치 결정적 영향을 주는 것처럼 야당이 핑계를 대면서 개헌안 논의를 미룰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8-01-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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